자동차안 불판·소주병·라면봉지 등 가득… 8월중순 이후 일주일 남짓 홀로 생활한 듯

▲ 안재환이 숨진 채 발견된 차량안
고(故) 안재환이 자살 전 노숙자 생활을 한 정황이 포착돼 지인들의 아픔이 더욱 커지고 있다.

노원 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9일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서 "고인의 주변에 있던 유품을 정리했다. 차 안에서 발견된 물품이 수십 가지나 된다. 일반적으로 차 안에서 발견되는 물품이 아니다. 트레이닝 바지 등 많은 옷과 슬리퍼, 음식물 등 노숙자 생활을 짐작케 하는 생활 물품이 가득하다"고 주장했다.

노원 경찰서는 안재환의 시신이 발견 된 8일 오전과 9일 오후 두 차례 걸쳐 유품을 수거하고 물품을 정리했다. 9일 오후 자동차 견인 작업과 방제 작업을 마치며 시신이 발견된 현장은 정리된 상태다.

안재환이 자살 당시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화덕 역시 불을 지피는 기구가 아닌 고기 등을 구워 먹는 불판인 것으로 밝혀졌다. 불판 위에서 간단한 요리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인근 주민은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서 "안재환을 근처에서 두어 번 봤다. 하지만 이 차가 안재환의 차인지는 정말 몰랐다. 인근 가게에서 담배와 간식 등을 구입했었다"고 증언했다. 안재환이 자살을 시도하기 전 차 안에 노숙 생활을 해온 것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9일 현장 검증에 함께 했던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안재환이 자살 당시 이용한 연탄은 자동차에서 30m 가량 떨어진 저장고에서 가져온 것이다. 또한 안재환의 차량이 발견될 곳은 주정차 단속을 하지 않는 구간이다.

이 관계자는 "안재환이 인적이 드문 이 곳에서 머무르던 중 우연히 연탄 저장고를 발견해 우발적으로 자살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힘든 노숙생활 도중 우발적으로 자살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포츠한국 취재진은 8일 경찰이 1차적인 시신의 신분 확인 절차를 위한 유품 정리작업을 마친 후 사건 현장에 방문했다. 안재환의 시신이 방치됐던 자동차의 인근 5m 전방에는 사체가 부식한 냄새로 가득했다.

시신이 발견된 자동차 안에는 라면 봉지를 비롯해콜라 등 음료수 캔, 소주 병, 과장 봉지 등이 가득했다. 검은 색 봉지 안에는 옷가지로 추정되는 물품이 보였다. 정황으로 감안해 본다면 안재환이 잠적할 즈음, 일주일 남짓한 기간이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정선희의 지인은 스포츠한국과 인터뷰를 통해 안재환의 자살 원인이 40억원 대의 사채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히고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남모를 고통과 남은 아내 정선희의 아픔 때문에 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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