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스티…' 깡패역 실감연기, '히트' 미키성식과 극과극 변신

마동석은 요즘 KBS 2TV 월화미니시리즈 에서 청와대 경호실 경호 과장 역을 맡고 있다. 에서 마동석은 강단있고 푸근한 인물이다. 마동석은 “그 분들에 누를 끼치면 안 되죠”라며 웃어 보였다. 사진=김지곤기자
야누스 같다고 할까.

배우 마동석을 마주하는 자리가 그리 편치 않았다. 지난해 MBC 드라마 에서 미키마우스 티셔츠를 입고 존댓말을 일관하던 '미키성식'을 기억하는 터라 최근작인 (감독 윤종빈ㆍ제작 와이어투와이어필름) 속 깡패 창우는 불편했다. 마동석과 마주한 자리에서 대뜸 "어느 모습이 진짜냐"로 물었다.

"다 제 모습이죠. 누구나 그렇듯 여러가지 모습을 갖고 있어요. 다만 에서와 같은 거친 모습을 현실에서 보이는 경우는 거의 없죠. (웃으며) 원래 누구한테 시비 걸거나 딴지 거는 일은 잘 못해요."

속 마동석의 모습은 공포스럽다. 돈을 갚지 않는 재현(하정우)의 손등을 스패너로 내리치는가 하면, 잠든 재현의 방에 호스를 연결해 물바다로 만들어 버린다. 마동석은 "실제로 사채업자들이 돈 받아낼 때 잘 쓰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대본 수정 전에는 스패너로 때리는 게 아니라 가위로 손가락을 자르는 거였어요. 다음 장면에서 손처리가 어색해질 것 같아 수정됐죠. 저는 연기하는 데 사람이 재산입니다. 실제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묻고 배우죠. 음지와 양지에 아는 사람이 많은 편이에요. 작품을 마치고 '실제로 그 직업을 가진 사람 아니냐'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끼죠."

마동석의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등골이 오싹해지기도 한다. 미국에서 오래 살며 보디빌딩으로 다졌다는 마동석의 몸은 일반적인 '몸짱'의 수준을 뛰어 넘었다. 족히 여성의 허벅지보다 두꺼워 보이는 팔뚝은 마동석이라는 인물을 대적한다는 상상만으로도 아찔함을 준다.

"미국에서 트레이너로 활동했었죠. 이종 격투기 선수들의 몸 관리를 도와줬어요. 를 찍으면서는 15kg 정도 뺐어요. 너무 덩치가 커서 화면을 많이 가리더라고요. 배우로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오히려 근육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어요."

마동석의 배우로 전업은 갑작스럽지 않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연기를 공부하고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에 함께 출연한 하정우와도 미국에서 처음 만났다. 마동석은 "인복이 있어 연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도와주는 분들이 많았어요. 하정우와도 미국에서 오디션 때 처음 만난 후 드라마 에 함께 출연하게 됐죠. 그리고 까지 함께 왔어요. 지난 2005년 영화 으로 데뷔할 때도 주위 분들의 도움이 컸죠.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인복은 타고 난 것 같아요."

하지만 성별은 가리는 것일까. 선악을 오가는 다양한 연기를 펼친 마동석은 유독 여복(女福)은 없다. 멜로는 마동석이 밟아보지 못한 영역이다. 오히려 마동석은 "이제 시작인데요"라며 느긋하다.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극중 여배우들은 항상 스쳐 지나가듯 만났죠. (웃으며) 그래도 주변에서 '네가 멜로하면 달리 나오겠다'고 해요. 지금 특별히 맡고 싶은 역은 없어요. 다만 쉬지 않고 달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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