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베스트] 과소비 부추기는 케이블채널… 수백만원대 명품소개 과열
'알몸 스시' 선정성 논란도… 일반인과 거리 먼 소비 눈총

스토리온
scene #1. 서울 청담동 명품거리의 한 수입화장품 매장. "유기농 벌꿀이 들어간 화장품 라인인데요. 로션 가격보세요. 5만원, (가격이)참 착하죠."

scene #2. 역시 청담동 거리의 한 빌딩 앞. "5층 빌딩 전체가 유럽 디자이너들의 작품으로만 꽉 차 있죠. 톱스타 L양 등이 여기서 가구를 해가셨어요."

scene #3. 홍콩의 명품 아웃렛 매장. "이게 정상가는 200만원 정도인데 여기서는 50만원대면 살 수 있어요. 정말 싸죠?"

TV 리모콘의 주도권을 잡은 여심(女心)을 겨냥한 케이블 채널들의 정보 프로그램들이 이상 징후을 보이고 있다. 정보 제공을 빌미로 쇼핑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케이블 채널 올리브채널의 과 온스타일의 , 스토리온 , Mnet , ETN , 동아TV 등이 대표적이다.

ETN
'과소비 촉진 프로그램'이라는 오명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열거하기도 벅차다. 이들 프로그램은 '밥은 굶어도 스타일에 죽고 사는 법'만을 강조한다. 평범한 20대 직장 여성들의 한달 월급과 맞먹는 '신상'(신상품을 일컫는 은어) 구두와 수백만원대의 옷들, 수억원대의 회원권을 가진 VVIP들만 드나든다는 스파와 유기농 식단으로 차린 레스토랑 등을 소개한다.

직장인 이지영씨(29)는 "며칠 전 어느 방송에서 스타들이 자주 찾는다는 수입 가구점을 소개하며 소파 하나에 200만원, 이탈리아산 침대가 1,000만원이라고 친절하게 가격까지 소개했다. 일반 시청자들과 동떨어진 부자들의 소비 문화를 방송하는 의도를 모르겠다. 보는 재미는커녕 눈살만 찌푸려졌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선정성 논란으로 호된 뭇매를 맞은 ETN 의 '네이키드 스시'편은 사치문화의 절정을 보여줬었다.

당시 MC 황인영과 남성 패널들은 미국 상류층이 즐기는 음식문화라며, 여성의 벗은 몸 위에 초밥을 올려놓고 시식하는 일명 '네이키드 스시'를 내보냈다 여성민우회로부터 '이달의 나쁜 프로그램'으로 선정됐었다. 이는 왜곡된 성문화와 함께 그릇된 사치 풍조를 보여준 것에 지나지 않았다.

스타일 정보프로그램의 한 구성작가는 "프로그램의 존폐가 시청률로 결정되기 때문에 이 같은 정보 프로그램들끼리 더 비싸게, 더 고급스럽게 경쟁을 하게 된다. 내가 맡은 프로그램의 경우 당초 기획의도는 멋진 스타일을 가르쳐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쏟아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흔히 보지 못한 명품이나 수입품 위주의 방송으로 성격이 변했다"고 말했다.

온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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