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성을 드러냈다.

국민연금공단(이하 공단)은 23일 상습적인 연금 체납 연예인과 스포츠스타 등 고수입 전문직에 대해 특별관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공단측이 올 3월까지 1년 이상 체납한 연예인과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무려 728명이다. 이 가운데 57명만이 완납했고 50명은 아예 납부를 거부하거나 회피하고 있다. 연예인과 프로스포츠 선수의 직업 분류가 포괄적이지만 이 가운데 이름을 대면 알만한 스타들도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도 체납 연예인이 누구인지 이니셜 조사에 들어갔다. 실정법상 고액의 연금을 미납했더라도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 위반되기 때문이다.

용의선상에 오른 연예인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코믹한 캐릭터로 주ㆍ조연을 맡은 A씨는 37개월 동안 1,000여 만원의 보험료를 내지 않았다. 공단측이 소속사를 찾아가지 했지만 납부를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다. 화려한 개인기로 많은 팬을 보유한 프로농구 선수 B씨도 마찬가지다. 26개월 동안 900만원을 체납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예인들의 이 같은 체납 행태를 직군 특성에 기인한다고 귀띔했다. 연예인의 주요 수입원이 각종 방송과 행사 그리고 CF 출연료 등 불규칙하게 들어오기 때문이다.

매년 연봉 계약을 하는 스포츠 스타들의 경우도 불규칙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일종의 1인 기업형태의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고정적으로 매달 금액이 빠져나가는 근로소득자와 차이가 있다.

한 연예 리포터는 "연금의 혜택에 대해서 불신하는 연예인들이 많다. '그 돈이면 차라리 불우이웃을 돕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봤다. 연금의 필요성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고 말했다.

체납 사실을 알고 사과와 함께 하루 만에 완납한 이효리의 경우처럼 주거지 이동도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중에게 노출을 꺼리며 잦은 주거지 이동을 하는 연예인이 많다는 이야기다. 연예인이 소속사를 옮길 경우도 꼼꼼히 챙기지 않는다면 체납 대상자로 이름이 올려지기 일수다. 스포츠 스타 역시 경기 일정 등으로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은 편이라 체납자가 되기 쉽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부지불식 간이 아닌 고의성이 있다는 것이다. 해당되는 대다수의 연예인이 고의로 납부를 회피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민 연금에 미납이나 체납 사실을 알고도 납부를 회피하는 연예인이 적지 않다. 연금은 내면 손해를 본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 이슈화가 되면 '몰랐다. 납부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악성 체납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에게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보험이나 국민연금 납부 회피 혹은 거부자들에 대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재산압류 절차에 들어가기로 원칙을 세웠다. 대중에게 알려진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의 직업 특성 상 악성 체납자에 한해서는 실명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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