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사극 '왕과 나' 퇴장 고·주·원
고생한 만큼 애정도 컷던 작품 당분간 임금역 사절이에요
'몸으로 부딪치는' 캐릭터 욕심 악역도 좋고 코믹물도 좋아

“초콜릿 복근이랑 명품 굴곡의 몸을 만들었는데 자랑할 데가 없어요. 하하!” 고주원은 에 출연하며 틈틈이 만들어 놓은 몸자랑을 늘어놨다. 보여줄 여자친구도 없고, 벗는 연기도 없으니 말로나마 자랑을 하고 싶어했다. 사진=이춘근기자 bestime@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내 우울해졌다. 어느 순간 목소리가 잠기다, 또 어느 순간 눈이 촉촉해졌다. 인터뷰를 하던 바로 전날, 죽음 직전의 순간을 연기했기 때문일까.

배우 고주원은 SBS 월화사극 (극본 유동윤ㆍ연출 이종수, 손재성)의 성종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드라마가 시작하기 직전인 지난해 9월, 그를 만났을 때와 사뭇 달랐다. 당시 그의 모습은 데뷔 후 처음으로 도전하는 사극이었던 때문인지 에 기대가 컸다. 한창 방송 전파를 탈 즈음에는 '들쭉날쭉 시청률' 'PD 폭행 사건' '쪽대본 드라마' 등 연이은 사건과 폄훼의 목소리로 아픔도 겪었다.

고주원은 3일 방송을 끝으로 에서 퇴장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왕과 고주원'은 어땠을까.

# Drama in 아쉬움을 말하다

고주원은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다. 연기를 대하는 자세도 달라졌다. 데뷔 당시 자신의 연기에만 집중했지만 이젠 전체를 관망하는 눈이 생겼다. 촬영 현장에 가면 동료 배우들 뿐 아니라 스태프의 손길에도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 고주원은 에 출연하기 전에 일일극과 주말드라마를 이미 경험했다. 그런 그가 를 통해 얻은 건 무엇일까.

" 종영을 앞두고 있으니 다른 작품을 끝냈을 때보다 더 가슴이 저리네요. 고생을 많이 해서일까요? 아마 제 진심을 캐릭터에 다 녹여내지 못하지 않았나라는 아쉬움 때문인 것 같아요."

고주원은 에 등장할 당시부터 시청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그만큼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가 컸다는 방증이다. 그 덕분인지 촬영을 끝내고도 거듭 '아쉬움'을 언급할 정도로 배역에 푹 빠져 지낼 수 있었다.

"아역 배우들이 워낙 잘해줘서 시청자들의 기대가 컸어요. 성인 배우들이 나오자마자 연기력 논란이 일기도 했었죠. 그만 두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연말 불거졌던 'PD 폭행 사건'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사건이 터질 당시 는 시청률 난조로 어려웠던 때였다. 먹구름이 짙어진 셈이었다. 현장에서 일하는 배우로서 어땠을까. 의외로 고주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배우들은 연기에만 몰두했어요. 배우는 연기로 말을 하니까요. 다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만 열중했어요. 어려울 때일수록 힘을 합치는 건 당연하죠."

# Drama out 터닝포인트를 외치다

고주원은 1년 가까이 를 위해 길렀던 머리와 수염을 최근 말끔히 잘랐다. 푹 빠져 지내던 성종에서 훌훌 벗어나기 위해서다. 당분간 학업에 열중하면서 와 다른 느낌의 작품을 통해 시청자를 만날 생각이다.

고주원은 3월부터 휴학 중이었던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에 복학할 예정이다. 고주원은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게 알려지면서 뜻하지 않게 '엘리트 배우'로 인식됐다. 공부란 그에게 자랑거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대학원에 진학한 이유도 배우로서 좀더 성장하기 위한 기초를 닦기 위해서였다.

고주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차기작도 신중하게 고를 예정이다. 고주원은 '몸으로 부딪히는' 캐릭터를 맡아 보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맡았던 엘리트 캐릭터를 벗어나 활동적인 역할을 맡아 보고 싶다. 악역도 좋고, 코믹 연기도 좋다.

혹시 다시 임금을 맡고 싶은 생각은 없을까. 고주원은 좀 더 연륜이 쌓인 뒤 맡고 싶지만 당분간은 사절이라고 했다. 훗날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을 때 다시 한번 도전해볼 가능성도 있다.

"유동근 김영철 최수종 선배님들처럼 40대가 넘어 임금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아마도 제가 그 나이가 되면 또 다른 색깔의 왕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어요."

"성종은 7번 국도에 남겨둘래요."

배우 고주원은 를 모두 끝낸 뒤 성종과 작별을 위해 특별한 계획을 세웠다.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 그만의 장소로 떠날 계획이다. 고주원은 "성종이라는 캐릭터를 떼어놓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요. 멀리 떠나는 게 여의치 않아 드라이브를 다녀올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

고주원은 성종과 이별의 장소로 '7번 국도'를 택했다. 고주원은 7번 국도를 따라 동해안에서 울산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그 길을 따라 돌아올 생각이다.

"7번 국도의 매력은 바다와 잇닿아 나란히 달리는 거죠. 6개월 동안의 기억을 묻고 오고 싶어요. 돌아오면 홀가분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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