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6년 만에 SBS '물병자리'로 드라마 주연

"제게는 정말 좋은 기회입니다. 저를 몰랐던 주부 시청층에게 얼굴을 본격적으로 알린다는 기대감이 크고, 무엇보다 드라마 첫 주연이라는 점이 기뻐요."

영화 '궁녀'와 '사랑하니까 괜찮아'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임정은(26)이 3일 첫선을 보이는 SBS TV 새 아침드라마 '물병자리'의 여주인공을 꿰차고 비상을 노리고 있다. 2002년 영화 '일단 뛰어'로 데뷔한 후 6년 만에 드라마 주인공을 따냈다. 최근 불어닥친 한파 속 얇은 봄 옷을 입고 촬영을 해도 그가 추위를 느끼지못하는 까닭이다.

"아침 드라마 주인공이라고 하니까 엄마와 친척분들이 엄청나게 좋아하시는 거 있죠? 역시 아침드라마다보니 주부 시청층의 관심이 높은 것 같아요(웃음)."

그는 '물병자리'에서 재벌가 남자와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어 결혼, 아이도 낳고행복하게 살지만 교통사고로 남편은 잃고 자신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비운의 여인 '은서'를 연기한다. 은서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이 같은 고아원 출신의 은영(하주희분)이 은서의 모든 것을 가로챈다. 드라마는 은서, 은영의 기막힌 악연을 그린다.

"사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죠. 하지만 우리 드라마는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만 볼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은영이는 분명 나쁜 여자지만 마음 속에는 은서에 대한 미안함도 갖고 있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도 있거든요. 또 은서가 마냥 당하기만 하지도 않아요. 좌절도 하지만 뒤늦게 기억을 되찾은 후에는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맞서 싸우는 등 여러가지 모습이 그려져요. 한마디로 인물 간의 복잡한 심리전이 재미있을 겁니다."

지금도 임정은에게는 '심은하 닮은 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연예인에게누군가를 닮았다는 것은 처음에는 반짝 주목하게 하지만 이내 떼고 싶은 꼬리표로 부담을 지우는 법. 데뷔 초 '정우성 닮은 배우'라 불렸던 장혁은 활발한 활동과 커리어 구축을 통해 꼬리표를 떼어낸 경우다. 반면 임정은은 6년 전에 데뷔했지만 그간 소극적인 활동으로 아직 자신만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지 못했다.

"욕심이 없었어요. 연기를 하겠다고 생각했으면서도 처음에는 사람들 앞에 잘 나서지도 못했고 촬영장에서도 왠지 불편했어요. 목표도 없었구요. 그런데 최근 들어 욕심이 생겨요. 이제는 일을 많이 하고 싶고, 폭넓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점점 더 강하게 들어요."

그렇다면 앞으로 6개월간 방송되는 '물병자리'를 통해 이번에는 확실히 꼬리표를 뗄 수 있을까.

"확실히 제가 달라졌어요. 이제야 제 모습을 찾은 것 같아요. 밝아졌고 활달해졌다는 소리도 많이 들어요. 또 이번에는 꼭 '연기 잘했다'는 소리를 듣겠다는 목표도 있구요. 긴 호흡의 드라마이고 제가 끌어가야하기에 부담도 크지만 그만큼 설레기도 해요. 요즘 모든 게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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