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개그야' 로 둥지 옮긴 정·종·철
모험아닌 도전, 안주하고 싶지않아
더 큰웃음 주려 새 집서 새 출발, 살 부딪치며 개그하러 왔어요

개그맨 정종철이 언론 매체의 톱기사를 장식했다. 사고를 친 것도 아니다. 은퇴도 아니다. 결혼 발표는 마친지 오래다. 다만 활동 무대를 옮겼을 뿐이다. 그런데 화제다. 왜일까?

정종철은 KBS 개그 프로그램 (연출 김석윤)에서 7년 간 활동했다. 는 대한민국 스탠딩 코미디의 부활을 알린 프로그램이다. 정종철은 선배 개그맨 박준형과 함께 의 원투펀치라 불리며 의 황금기를 열었다. 두 사람은 '갈갈이 삼형제' '생활 사투리' '골목대장 마빡이' '봉숭아 학당' 등에서 활동하며 '갈갈이' '옥동자' '마빡이'와 같은 걸출한 캐릭터도 탄생시켰다.

정종철은 최근 박준형과 함께 MBC 개그 프로그램 (연출 노창곡)로 무대를 갈아 탔다. 두 사람의 이적을 두고 뒷말도 무성하다. 공개적으로 밝힌 '소신론' 외에 'PD와 불화설'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26일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첫 녹화에 참여한 정종철과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 로 이적한 결정적 이유는 뭔가.

=다른 개그를 하고 싶었어요. 지난 2006년 코미디 대상을 받으며 '평생 코미디만 하겠습니다'고 말했죠. 그런데 어느 날 제가 버라이어티에 출연하고 있는 거예요. 코미디를 정말 사랑하는데 좋은 음식(버라이어티)만 먹으려 하고 있었죠. 내가 나태해 진다고 느꼈어요. 에 가면 너무 편해요. 벽돌을 하나씩 쌓아 편한 집을 만든 셈이죠. 이제는 에서 새로운 집을 짓고 싶어요.

▲ 그렇다면 SBS 도 있다. 왜 굳이 인가.

=MBC에는 친하게 지내는 개그맨이 많아요. (고)명환이 형과 대화를 나누다가 에서 활동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굳이 방송사를 가리지는 않아요. 섭외 오면 3사 다 출연했었죠. 로 이적하면서 SBS에 출연하는 동료들에게도 격려를 많이 받았어요.

▲ 소문에는 PD와 불화가 있었다고 하는데.

=(웃으며)예? 누가 그래요? 아니에요. 처음 얘기를 꺼냈을 때 KBS 동료들이 굉장히 많이 놀랐어요. '괜찮겠냐' '모험 아니냐'고 물어왔죠. 요즘은 오히려 다들 전화해서 '형이 잘 돼야해'라고 격려해주죠.

▲ 의 시청률이 낮다.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에는 중간급 선배들이 많지만 에는 없어요. 중간부분에서 버티고 이끌어가는 힘이 부족했죠. (박)준형이 형과 이제 잘 만들어 가야죠.

▲ 사실 뿐만 아니라 개그 프로그램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이 낮아졌다.

=요즘은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예요. 저도 재밌게 보고 있는걸요. 하나의 트렌드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까지는 개그 프로그램을 보지 않으면 대화가 안 될 정도였죠. 주식도 올랐다 떨어지길 반복하잖아요.

▲ 박준형도 함께 옮겨 왔다. 두 사람의 코너 진행은 어떻게 되나?

=준형이 형과 같이 하는 코너도 있고, 따로 하는 코너도 있어요. 준형이 형은 2주 후부터 투입될 거예요. 일단 제가 먼저 나오고 싶어서 나왔죠. (웃으며)간 좀 보려고요.

▲ 는 와 어떻게 다른가.

=에 와서 보니까 와는 다른 개그 스타일이 있고, 개인기도 달라요. 확실히 구분되는 색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시청자들은 다르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의 스타일을 따라갈 생각은 없어요. 후배들에게 저를 따라하라고 말할 생각도 없죠.

▲ 에 와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방송 3사를 대표하는 개그 프로그램 중 하나인 를 제가 살리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저도 후배들과 함께 호흡하는 입장이죠. 살 부딪치며 개그하러 온 거예요. 개그를 새로 시작하는 마음이죠. 새로운 개그가 나올 것 같아요. 가슴이 벅차네요.

스타트 개그는 '나카펠라'

개그맨 정종철의 마수걸이 코너는 '나카펠라'다.

'나카펠라'는 아카펠라에 개그를 가미한 형식의 코너다. 정종철과 동료 개그맨들이 '자가자가장자' '허허' '삘꼴' 등 알 수 없는 글자들을 특이한 음으로 표현해 낸다. 무슨 뜻인지 알 수는 없지만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소리에 저절로 웃음이 배어 나온다.

우선 복장이 심상치 않다. 촌스러운 파란색 체육복에 유난히 큰 주황색 나비넥타이 차림의 정종철과 멤버였던 조수원 채경선 조준우 등이 나란히 선다. 에서 활동하던 추대엽은 정장을 말끔하게 차림입고 추임새를 넣는다.

정종철은 "아직 별칭이나 애칭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냥 '정선생'이다. 코너를 다듬으면서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옥동자, 벌써 책 두권 냈어요~

개그맨 정종철은 올해 들어서 벌써 두 권의 책을 발간했다.

하나는 평소 조예가 깊던 사진에 관한 얘기를 다룬 사진촬영기법서 (영진닷컴)다. 정종철은 요즘도 시간이 되면 카메라를 들고 전국을 누빌 정도로 사진찍기를 좋아한다. 정종철은 "고등학교 선배와 스튜디오도 운영해요. 저는 비(非)상업용 사진을 찍죠.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에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책은 위인의 이야기를 다룬 (영진미디어)다. 1권 세종대왕에 이어 최근 2권이 발간됐다. 정종철은 "만화 캐릭터 옥동자가 등장해서 위인들의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 내는 책이죠"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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