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뒷얘기

첫 공식석상에 나선 배우 이시연(본명 이대학)의 색은 '블랙'이었다.

가수 하리수를 잇는 또 한명의 트랜스젠더 연예인. 성전화 수술 이전 모델로도 활동하며 몸에 꼭 달라 붙는 의상을 소화하던 이대학. 기자회견의 장소는 요즘 강남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클럽. 이시연의 색을 화려하게만 추측하게 만들던 요소들이다.

검은색 반소매 원피스와 검은색 스타킹. 검은색 스타킹과 검은색 클러치백. 이시연의 첫모습이었다. 이시연은 또 하나의 트랜스젠더 연예인의 탄생이 아닌 여성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이시연은 소속사를 통해 "단정한 스타일로 입고 싶었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날 의상을 담당한 김성일 스타일리스트는 "여성스러움에 포커스를 맞췄다.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노출과 섹시함을 배제했다"고 말했다.

이시연의 의도가 틀렸던 것인가. 기자회견장과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별로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흘러 나왔다. 사실 이시연의 '올(all) 블랙' 의상은 어두운 배경과 어울려 인물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시연이 세간의 인식에 자리잡은 '화려한 모습의 트랜스젠더'로 등장했다면 또 다른 논란 거리를 낳았을 것이다. 이시연의 차분한 의상은 트랜스젠더 연예인의 활동을 알리기보다는 이제는 여성으로 봐달라고 진심을 담아 웅변하는 기자회견장에 걸맞은 차림이었다.

이시연은 단단하게 마음을 먹고 나온 듯 다소 민감한 질문에도 차분히 답변했다. 눈물도 없었다. 가족 얘기를 꺼낼 때 눈시울을 붉히긴 했으나 이내 안정과 웃음을 되찾았다. 주변의 근심과 달리 이시연은 "행복하고 싶어 성전화 수술을 결심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시연은 "그 동안 여러 차례 자살도 기도했다. 죽을 바에는 여성이 돼보기로 결심했다"고 고백했다. 남성의 몸으로 태어나 여성을 지향하며 살아온 나날이 이시연에게는 검디 검은 암흑이었을 터다. 이제는 여성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시연이 어두운 의상을 던져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서는 모습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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