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베스트] 예능프로 '가족 마케팅'

사인을 하는 하하 어머니(위)와 사인을 들고 있는 하하. 사진출처=하하 미니홈피
지상파 방송 3사 예능 프로그램은 앞다투어 가족을 프로그램의 소재로 끌어들이고 있다. 스타의 가족들이 직접 출연하는가 하면 스탠딩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가족 관계를 바탕으로 한 코너가 연이어 인기를 얻고 있다.

스타의 가족들이 TV속으로 들어오는 일이 빈번해졌다. MBC 예능 프로그램 의 멤버 하하의 어머니는 이미 일반인 스타 반열에 올랐다. 하하는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엄마가 사인을 하기 시작했다"고 밝혀 또 한번 화제가 됐다.

가상의 가족과 현실의 가족이 TV 속에서 모이고 있는 형국이다. TV 속 가족의 모습은 일반적이지 않다. TV라는 여과기를 거치며 새로운 모습으로 재편된다. 때로는 과정 되고 가끔은 희화화된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 엄마는 강하다!

만능 엔터테이너 하하의 어머니 김옥정 여사는 이미 유명인사다. 이미 MBC 예능 프로그램 의 '달력 제작편' '고맙습니다 콘서트 편' 등에 출연하며 '평균 이상의' 웃음을 전달했다.

KBS 중‘대화가 필요해’
현재 대한민국 개그계를 대표한다는 여섯 남자와 여러 대의 카메라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당당함으로 '엄마의 힘'을 보여줬다. 아들 하하의 인기에 힘을 보탰고, "여러분, 대박 터지세요~!"라는 재치 넘치는 인사말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가족 코미디' 선두주자인 KBS '대화가 필요해'의 엄마 신봉선도 결코 약하지 않다. 아빠 김대희의 윽박지름에 고개를 떨구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뭐라 처 씨부리쌌노!" "뭐라카노!"라며 카운트펀치를 날린다.

결국 독백을 하며 고민에 빠지는 건 김대희의 몫이다. 식탁 앞에 서서 슬프게 읊조리는 김대희에게 신봉선은 말한다. "비키소 마. TV가립니데이." 역시 강하다.

MBC 의 '경호 엄마'는 극성 엄마를 표방한다. 아들의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서 휘젓고 다닌다. 막무가내의 극치지만 모성애의 발로이기에 적지 않은 공감도 느낄 수 있다.

이 외에 KBS 2TV 의 코너 '하이파이브'에서는 최근 멤버 다섯 명의 엄마를 초대했다. 멤버들은 직접 기술을 익혀 엄마들을 위한 '메이크업&헤어쇼'를 벌일 예정이다. 당차기로 유명한 연예인인 조혜련 박경림 현영 등을 키워낸 '강한 엄마'들을 만나볼 기회다.

노홍철(왼쪽)과 노홍철의 형 노성철.
# 아빠는 약하다…

요즘 SBS 의 간판 코너는 '웅이 아버지'다. 웅이 아버지는 변변한 직업도 없이 웅이 엄마을 꾸짖기 바쁘다. 입에는 "이런 옘병"을 달고 산다. 병실로 마담을 불러들이고 만화 속 캐릭터의 죽음을 애도하는 게 웅이 아버지의 몫이다.

가장이 제 구실을 못하는 사이 병든 아버지의 약을 구하러 간 아들은 약장사가 돼 돌아온다는 '대략 난감'한 상황이 이어진다. 그래도 (개그 프로그램이기에) 그 끝은 웃음이다.

'대화가 필요해'의 아빠 김대희도 이에 못지않다. 근엄한 척 목소리를 깔고 '밥 먹자'며 코너를 시작하지만 마지막에 꼬리는 내리는 것도 김대희다. 아들에게 변변히 용돈 한번 못주면서도 큰소리 치기 바쁘다. 결국은 뒷머리를 홀랑 밀어올리고 "아, 큰일났네"를 연발하며 걱정하는 소시민적 삶이 제격인 캐릭터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는 아버지의 모습을 찾아 볼 수조차 없다. 개그맨 장동민의 아버지가 출연하고 가수 전진의 아버지 찰리 박이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던 일은 과거의 얘기가 돼 버렸다.

MBC 예능국의 한 관계자는 "한 켠으로는 여성의 힘이 강해지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여전히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통하는 설정이다. 과거 '순악질 여사'가 그랬듯 여전히 시청자는 약자가 강해지고, 강자가 약해질 때 편하게 웃는다"고 분석했다.

# 아들도 있고 형제도 있다!

아들의 대표주자는 개그맨 김구라의 아들 동현이다. '아들을 이용한다'는 막말로 심심치 않게 들리지만 동현이를 통해 김구라의 이미지가 개선된 건 부정할 수 없다. CF까지 찍었으니 의도했던 하지않았던 성공한 가족 마케팅의 표본이 됐다.

개그 프로그램 속 아들의 모습은 다양하다. 때로는 반항적이고('대화가 필요해') 가끔은 순종적이며 ('경호 엄마') 아예 엉뚱하기도 하다.('웅이 아버지')

이 외에도 을 통한 가끔 얼굴을 비치는 방송인 노홍철의 형 노성철 씨는 노홍철과 진배없는 외모와 몸짓으로 작지 않은 웃음을 선사한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요즘은 인터넷과 TV를 통해 연예인들의 가족들이 곧잘 화제가 되곤 한다. 이미 일정 수준 인기가 구축된 연예인의 경우 가족을 등장시킴으로써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 가족애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방송 관계자들에게도 꽤 매력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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