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영화 '6년째 연애중' 윤계상
배우의 매력 '창조하는 즐거움' 빠졌죠
데뷔 5년차 에너지 쌓이는 걸 느껴요

“훌륭한 배우가 아니어도 행복한 인간이 되자고 결심했어요.” 윤계상은 요즘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데 관심이 많다. 사진=이춘근인턴기자 bestime@sportshankook.co.kr
윤계상은 가수 겸 배우가 아니라, 배우다. 2004년 영화 데뷔작 부터 배우가 됐다. 그해 그는 god에서 탈퇴했다. 1999년 그룹 god의 멤버로 데뷔한 지 6년만의 일이었다.

윤계상은 이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겸업'이 아닌, '전업'의 길을 택했다. 바꿔 말하면 되돌아 갈 길을 만들어 놓고 길을 바꾼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는 이제 god로 걸어온 6년에 조금 못 미치는, '5년차' 배우가 됐다. 2월5일 개봉하는 (감독 박현진ㆍ제작 ㈜피카소필름)에서 그는 김하늘과 가족보다 더 가까운, 그래서 식상한 6년차 애인을 연기했다. 현실적이지만 그래서 어려운, 윤계상 표현대로라면 "사람이 보여서 좋았던" 역이다.

그동안 윤계상을 있게 한 중요한 매듭이 궁금했다. 가수로서, 배우로서 각각 잊을 수 없던 기억들 세 가지씩 꼽아달라고 주문했다.

#가수 윤계상

*하나=재민이의 힘

윤계상은 1999년 그룹 god가 우여곡절 끝에 결성되고, 인기를 얻지 못해 힘들었던 시절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5명의 멤버가 모이기까지 갖은 사연이 있었다. 처음에는 여자 멤버 한 명을 포함시킨다고 함께 훈련을 했던 여자 지망생도 있었다. 1998년 김태우가 들어오며 겨우 결성이 됐고, 테이프까지 포함해 16만장이라는, 당시로서는 많지 않은 판매량을 보였다.

"2집까지만 내고 해체하자고 내부적으로 결정한 때였죠. 그런데 재민이(MBC )의 힘이 그리 컸을 줄이야! 2집 로 16만장을 팔았죠. 그래도 돈은 없었어요(웃음). 그런데 후속곡 로 70만장을 팔았어요."

*둘=1주일 만에 100만장

경기도 일산에서 쫄쫄 굶으며 노래와 춤을 연습하던 god가 '국민그룹'이 됐다. 3집 은 발매 1주일만에 100만장을 팔아치웠다.

윤계상은 "정말 믿기지 않았죠. 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우리에게 정말 큰 일이 일어난 것이죠. 밥도 못 먹고, 몸무게가 60kg 밖에 나가지 않았던 저였는데, 어느 순간 사람들이 어느 순간 사람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더군요"라며 당시를 흐뭇하게 회상했다.

*셋=탈퇴 이유? 연기 때문 아니다

윤계상은 2004년 god를 탈퇴할 당시 연기에 매진하기 위해 다시는 가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탈퇴 이유가 연기 때문이 아니었다는 깜짝 발언을 내놨다. 윤계상은 "그 당시에야 연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벼랑 끝에서 결심을 한 것이었어요. 지금에야 말하는 것이지만요. 탈퇴 이유요? 30년 뒤에나 밝힐까요?"라며 농담으로 눙쳤다.

# 배우 윤계상

*하나=내가 천재인 줄 알았다

윤계상은 그렇게 '와신상담'하는 마음으로 택한 배우의 길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 운 좋게도 첫 작품()을 좋은 작품을 만났지만 간혹 주위에서 '배우 윤계상'에 물음표를 붙일 때는 마음 속이 끓어 올랐다. 오기가 발동해 열심히 했다. 다행히 평도 좋았다.

"첫 작품하고 제가 천재인 줄 알았다니까요,하하. 어떻게 카메라를 보고 눈물을 흘릴까?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라고 생각했는데 되는 거에요. 어찌나 신기하던지요."

천재라고 생각한 근거치고는 지나치게 순진하다. 과연 연기의 어떤 매력이 그의 계획에 없던 배우라는 직업을 평생 업으로 삼게 만들었을까.

"god는 5명이 함께 하다 연기를 하니까 혼자 외톨이인 거에요. 혼자만의 싸움이라 너무 좋았어요. 뭔가 창조하는 기분이랄까, 예술인이 된 듯이요."

*둘=군대 가서 철들었다

를 마치고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택한 작품이 SBS 이었다. 연기를 하는 것이나 대중적인 평가나 모두 좋지 않았다. 가 괜찮았던 것은 자신이 천재여서가 아니라 감독의 힘이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그런 중에 군 입대를 하게 됐다.

"군대에 가서 와 의 간극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푹 쉬고 계획도 세우고요."

군 제대 후 컴백작 SBS 는 많은 생각을 했음에도 어설프다고 느꼈다. 군대에서 "네!그렇습니다!"라고 외치다 달콤하게 "사랑해"라고 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호흡을 맞춘 이미연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셋=천재는 없다

을 하며 윤계상의 마음은 밝았다.

"설정이나 계획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담아도 되겠다 싶었죠. 친구(김하늘)도 생겼고요. 에너지가 쌓이는 것을 느껴요."

이번 작품을 통해 만나게 된 동갑내기 김하늘과는 친구가 됐다. 감독까지 비슷한 또래라 치열한 토론을 거쳤다. 때로는 여자 제작진들과 김하늘 감독이 같은 목소리를 내고 윤계상과 남자인 촬영감독이 수세에 몰리기도 했다. 오랜 연인인 만큼 베드신도 있다.

"베드신이라기 보다는 소파신이에요(웃음). 키스하는 정도? 15세 관람가라고요. 사귀는 사람 있어도 괜찮은 여자를 보면 괜히 마음이 뺏기는 모습은 평균적인 남자 모습 같아요. 아,저 말고요. 하하."

은 편안하고 즐겁게 촬영했지만 윤계상에게 '천재는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 줬다. 대신 경험과 공부가 쌓여 배우가 빛을 발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단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