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국민 MC로 거듭 난 탁재훈… MC의 길 6년만에 대상 거머줘
영화 '어린왕자' 원톱배우 행운… 차근차근 정상향해~ 이제야 결실

“축구 야구광이에요.” 배우 탁재훈은 김종국 김C 강산에 등과 연예인 축구팀에서 활약이 크다. 최근에는 안재욱이 속한 재미삼아 야구팀에도 발을 들여놨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이춘근인턴기자 bestime@sportshankook.co.kr
"저 오늘 여동생 옷 입었어요."

만능 엔터테이너 탁재훈이 만나자마자 이렇게 농을 던졌다. 스타일리스트가 권한 베이지색의 블라우스 스타일 상의가 쑥스러웠던 것이다. '여동생 옷' 입고 투덜대는 듯 하면서도 사진기자의 요청에 따라 성심성의껏 포즈를 취한다. 이게 탁재훈이다. 그리고 그의 매력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탁재훈은 지난해 최고의 해를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대는 것마다 속된 말로 터졌다. MC를 맡는 KBS 2TV 나 의 '불후의 명곡'이 큰 인기를 끌었고 영화 로 생애 첫 주연을 맡았다.

컨츄리꼬꼬 해체 5년 만에 함께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무엇보다 지난해말 강호동 유재석 등을 물리치고 KBS 연예대상을 거머쥐었다.

탁재훈이 지나온 길을 가만히 돌아보면 그는 퍽 꾸준하고도 뚝심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컨츄리꼬꼬로 그를 기억한다. 하지만 그는 지난 1988년 영화 연출부로 시작했고, 1994년 탁재훈 1집으로 활동하며 관심을 얻지 못한 시절이 있었다.

영화
20년 동안 차근차근 정상의 길을 오른 것이다. 1집 제목 처럼 그는 그렇게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묵묵히 걸어왔다. 그의 노래 제목들로 그의 발자취를 엿봤다.

# 오!가니

컨츄리꼬꼬의 히트곡 는 어쩌면 탁재훈이 한동안 영화에 던진 외침이었는지도 모른다. 탁재훈의 영화에 대한 짝사랑은 꽤나 길었다. 1988년 영화 연출부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1994년에야 로 배우로 데뷔한다. 그 사이 군복무를 마쳤다.

컨츄리꼬꼬로 활동하는 동안 영화와의 사랑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컨츄리꼬꼬가 해체한 2002년 에 우정출연하며 영화와 재회를 했다. 탁재훈을 '배우'로 각인시킨 작품은 2005년 였다.

지난해부터 탁재훈은 컨츄리꼬꼬의 처럼 영화와 행복한 사랑을 나눴다. 에 이어 을 줄줄이 촬영하며 빼곡한 스케줄을 자랑하게 됐다.

올해 탁재훈은 17일 개봉하는 영화 (감독 최종현ㆍ제작 ㈜피플&픽쳐스,㈜앤알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처음으로 '원톱 배우'가 됐다. 폴리 아티스트 종철 역을 맡아 아역 강수한과 함께 영화를 이끌어야 했다.

처음으로 코미디가 아닌 드라마 도전이었다. 매주 예능 프로그램을 두 편씩 녹화하는 틈틈이 경기도 부산 안동 전남 연홍도 등 전국을 돌며 촬영을 했다.

"언제나 영화가 즐겁기만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힘들다고 느꼈어요.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최종현 감독은 아이러니하게도 의 탁재훈을 보고 출연을 제안했다고 한다. 웃는 얼굴 뒤쪽으로 피로함과 어두운 면이 보였다는 것이 이유였다. 탁재훈 역시 휴먼 드라마에 욕심을 가졌다. 변신에 대한 욕구가 컸던 것이다.

꽤나 어색할 것으로 생각했던 눈물 연기도 다행히 잘 촬영했다. 납골당에서 눈물을 흘려야 하는 장면에서 감정이 안 잡혀 답답해하던 중 MBC 송인득 아나운서의 유골함을 보게 됐다. 딸이 송 아나운서에게 보낸 편지를 읽다 거짓말같이 눈물이 흘러 촬영을 마쳤다.

"수상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제가 출연한 영화들이 좋은 성과를 거뒀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저에게 를 믿고 맡겨준 제작자에게 너무 미안했거든요."

# Gimme Gimme

탁재훈은 지난 2001년 MC의 길에 들어선 후 6년만에 대상을 수상했다. 탁재훈의 장점은 순발력이다.

탁재훈은 청룡영화제에서 신현준과 코너 MC로 나서 신현준의 코가 매력적이라는 여배우에게 "신현준의 코는 이제 연구소에 기증하면 좋겠다"는 식의 애드립을 내놓았다. 따로 멘트를 연구하거나 준비하기 보다는 순간 판단력을 따른다.

"순간적으로 '이런 말을 하면 웃길까?' 생각해봐요. '유치하겠다' 싶으면 안 하고 '괜찮겠다' 싶으면 하죠. 순간 판단력과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아요."

MC로서 탁재훈은 컨츄리꼬꼬의 히트곡 < Gimme Gimme >를 부를 때처럼 사랑을 갈구하는 편은 아니다.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나서는 법은 없다. 여러 MC가 같이 출연할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때로는 있지만 그럴 경우 탁재훈은 뒤로 물러나 있는 편이다.

"제가 워낙 여린데 일부러 못된 척 할 때도 있어요, 하하. 녹화 끝나고는 아무 말도 안 하는 데 시작하면 악으로 해요. 자신과의 싸움이랄까요."

탁재훈은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제작진처럼 고민한다. 가 나아갈 방향,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으면 하는 가수 등에 대한 이야기를 줄줄 내놓는다. 괜히 대상이 아니다 싶다. 수상 후 탁재훈은 집에서 한 시간 넘도록 축하 문자에 답을 했을 정도로 세심하고도 겸손한 사람이다.

탁재훈은 지난 2000년에야 늦깎이로 국민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끊임없이 공부하는 그가 앞으로도 꿈을 잃지 않고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때쯤이면 그는 (탁재훈 1집,1994년)이 (에스파파 1집,2004년)라며 환하게 웃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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