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퓨전 사극 (극본 송지나ㆍ연출 김종학)가 4년 간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는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문제작이자 화제작이라 평가 받을 만하다. 총 제작비 430억원으로 회당 약 18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초대형 블록버스터다. 한류의 시작이자 완성인 배우 배용준과 2년 간 함께했다. 는 기획 단계부터 4년 간 크고 작은 화제를 모으며 시청자 관심의 중심에 섰다.

지난 9월11일 20.4%(이하 TNS미디어코리아 제공)의 시청률로 문을 연 는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며 5일 35.7%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주연 배우 배용준은 병실에서, 배용준의 팬들은 영화관에 함께 모여 마지막회를 지켜봤다.

의 4년 발자취를 돌아본다.

는 여러 면에서 한국 드라마 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 단계부터 국제 무대를 지향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퓨전 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민족주의적 요소를 배제했다.

역사를 왜곡한다는 반발도 있었지만, 오히려 중국측에서는 동북공정과 관련해 방송 불가 판정을 내렸다. 는 중국을 제외한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각국에 판매되는 쾌거를 올렸다. 일본에서는 3,4일 각각 TV방영과 영화관 상영을 시작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측은 소설 애니메이션 및 각종 캐릭터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며 문화 콘텐츠의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430억이라는 투자가 결코 허수가 아님을 보여줬다. 방송 초반 보여준 화려한 CG와 고화질 화면도 방송 드라마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왕'이라는 영웅을 등장시켜 영웅부재시대의 갈증을 해소한 것도 의 몫이다. 사신(四神)이라는 설정은 영웅에 대한 시청자의 판타지를 자극시켰다. 청룡 백호 현무 주작으로 이어지는 신화 속 주인공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들였다.

'사신' 역을 맡은 네 배우의 재발견도 의 수확이다. (수지니)는 의 헤로인으로 떠올랐다. 각각 청룡과 백호의 현신으로 출연한 배우 이필립(처로)와 박광웅(주무치)는 185cm가 넘는 키만큼이나 높은 인기를 얻었다.

현고 역의 배우 오광록은 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 외에도 배우 최민수 문소리 박상원 장항선 등이 명불허전의 연기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신고'(辛苦) 끝에 완성된 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방송 전까지는 네 차례나 방송이 연기되는 파행을 겪었다. 온갖 불화설이 불거졌고, 우여곡절 끝에 방송이 시작된 후에는, 지난 9월 중순 의 수장인 김종학 PD의 교통사고가 시작이었다.

배우 배용준은 손가락 인대 파열에 이어 척추 손상까지 이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배우 박성웅 신은정을 비롯해 거의 모든 배우가 크고 작은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사전 제작 드라마를 표방했음에도 마지막 방송 직전까지 촬영을 해야 했던 점도 아쉬움이다. 결국 마지막회의 대규모 전투 장면과 CG장면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기실' 는 흥행 요소와 보편적 정서를 두루 갖춘 작품이다. 배용준 최민수 박상원 등 걸출한 배우가 출연했고, 의 김종학PD-송지나 작가가 손을 잡았다. 모성애가 흑주작을 깨우는 원천이 되고 권선징악으로 마무리되는 정서도 시청자와 가장 부합되는 코드라 할 만하다.

는 기존의 소재에 새로운 기술과 시각이 적절히 버무려진 '퓨전 사극'의 전형을 보여줬다. 진부할 듯할 영웅담은 CG라는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세련된 모습으로 변모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방송이 끝난 지금 모두 후일담으로 남게 됐다.

시청자들은 의 홈페이지에 4개월 간 약 17만 건의 의견을 달며 성원했다. 유례없는 반응이다. 시청자 관심의 정상에 섰다는 것. 의 가장 큰 의미이자 '성공'에 방점을 찍고 싶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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