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베스트] 드라마속 고부갈등 시대변해도 여전
'겨울새' 선 남보기엔 친절 실제는 험담에 돈 요구
'…전성시대' 선 인신공격은 기본 앞장서 이혼시켜

드라마 속 시어머니 천태만상, 시절이 바뀌면 요구되는 시어머니 상도 다르다?

TV 드라마는 시대를 반영한다. 드라마와 실제 현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를 비추며 함께 변화하고 있다. 드라마 속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 역시 시대 변화에 따라 바뀌어가고 있다. 과거에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로 모습을 바꾸어가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세월이 바뀌어도 시어머니는 시어머니인 듯하다. 최근 인기리 방송되는 방송 인기 드라마의 시어머니들의 모습은 예전과 변함없이 매섭고 무섭다. 며느리 군기 교육에 한창인 MBC 의 박원숙 시어머니, KBS 2TV 김혜옥 시어머니, SBS 김해숙 시어머니를 통해 시어머니의 내면을 바라봤다.

#'보상심리 애정다툼형'

MBC 주말극 (극본 이금주ㆍ연출 정세호)는 최근 무서운 시청률 상승을 나타내며 안방극장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의 인기상승의 견인차는 뭐니뭐니해도 악독 시어머니로 분한 박원숙의 공이 크다.

박원숙의 ‘그려셨어요↗’, ‘그랬습니까↘’라는 독특한 말투는 이미 유행어가 될 정도. 박원숙이 선보이는 시어머니상은 악독 시어머니의 전형이다. 인터넷 시청자게시판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의견을 보면 박원숙은 이미 시청자들에게는 ‘공공의 적’이다.

극중 박원숙의 겉보기 등급은 고상하고 우아하다. 며느리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하며 나긋나긋하지만 속보기 등급으로 들어가며 그 사악함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다.

암묵적으로 며느리에게 돈을 요구하고, 꾀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기, 아들에게 며느리 험담하며 이간질 시키기는 애교에 가깝다. 박원숙은 홀로 힘들게 키운 아들을 며느리에게 뺏기는 것이 못내 아까워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 며느리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

박원숙이 선보이는 악독 시어머니는 ‘홀로 키운 아들’에 대한 며느리와의 권리 싸움이다. 어렵게 키우며 의사로 만들어 놓은 아들에 대한 보상심리가 며느리 구박으로 이어진 것이다.

#'내 아들 우선 챙기기형'

SBS 주말극 (극본 문영남ㆍ연출 손정현)는 최근 30% 시청률을 돌파하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실 ‘불륜’ 코드가 중심이 되는 이 드라마에서 시어머니 김해숙의 밉살 연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김해숙은 극중 ‘악독’하기보다는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시어머니 캐릭터다.

하지만 무심코 던지는 돌에 ‘며느리’는 맞아 죽을 수도 있는 법. 극중 김해숙의 겉보기 등급은 자상하고 이해심 많은 시어머니일 수 있지만 속으로는 며느리에게 가장 심한 상처를 주는 인물이다. 김해숙은 바람난 아들로 인해 딸 같은 며느리 오현경에 대한 연민과 미안함이 있지만 아들의 행복을 위해 이혼을 종용한다.

김해숙이 못된 시어머니가 되는 이유는 아들에 대한 깊은 모정 때문이다. 딸 같은 며느리라 해도 딸은 아니고 원수 같은 아들이라도 원수가 아니기 때문. 김해숙은 아들의 행복을 위해 며느리 가슴에 상처를 주며 며느리 쫓아내기에 힘쓰고 있다.

#'나 잘난형'

주말 안방극장의 최고의 인기 드라마인 KBS 2TV (극본 조정선ㆍ연출 정해룡)에서 김혜옥은 유일한 악역이다. 극중 유일한 악역인 만큼 김혜옥의 악독 시어머니 활약상도 뜨겁다. 김혜옥은 조건이 마음에 안 들었던 첫 번째 며느리를 쫓아낸 후 두 번째 며느리를 맞았고 두 번째 며느리에게 역시 냉랭하기만 하다.

김혜옥이 연기하는 시어머니의 모습은 겉보기 등급과 속보기 등급이 같다. 그야말로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시어머니의 전형이다. 김혜옥은 극중 전 며느리가 입원한 곳에 찾아가 모욕적인 말을 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 아들의 방황의 원인을 새 며느리에게 씌우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예삿일이다.

김혜옥표 악독 시어머니는 자격지심과 강한 자기애가 원인이다. 족발집 딸로 태어난 그는 비록 종합병원 원장의 부인으로 신분 상승하게 됐지만 여전히 콤플렉스가 된다. 집안에 대한 자격지심은 강한 자기애로 표출되고 덕분에 아들과 남편에게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자기 잘못을 알길 없는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서 불화의 원인을 찾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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