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KBS '미우나 고우나' 한지혜

유쾌했다. 배우 한지혜와 한시간 동안의 인터뷰는 마치 친한 동생과의 수다였다. 배꼽 빠지는 드라마 에피소드부터 이런 저런 걱정으로 같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마치 티타임 같은 시간을 즐겼다.

한지혜는 출연하는 KBS 1TV 일일드라마 (극본 김사경,최형자ㆍ연출 이덕건)에 대한 생각들을 모두 털어놓으며 진지한 고민에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8시25분이면 안방극장을 찾는 한지혜를 지면으로 만나봤다.

#'나단풍' 맞춘 듯 꼭 맞아요!

벌써 6개월이 다 되어가지만 늘 어색하다. 주로 풀샷을 찍는데 익숙했던 터라 가까이서 카메라 세 대로 다각도에서 얼굴을 크게 잡는 일일 드라마식 촬영이 조금 버겁다. 미니시리즈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상황이다.

세트에서 진행되는 촬영 역시 아직 낯설다. 나아지는 느낌이 들기는 하나 속도가 느리다. 한지혜는 드라마 촬영에 앞서 연기력을 늘이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예뻐졌다는 말을 부쩍 들어요. 특별히 공들이거나 신경쓴 게 없는데 마음이 편하니까 얼굴도 예뻐지나 봐요. 시청률이나 연기에 부담을 빼고 일하니 그런가요? 근데요. 예뻐 보이는 비결은 요 핑크빛 볼터치에요. 사실 예뻐보이려고 메이크업에 신경을 많이 써요..” 사진=이춘근 인턴기자 bestime@sportshankook.co.kr
미니시리즈보다 호흡이 긴 만큼 다양한 연기를 습득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이런 욕심을 버렸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연기를 배우는 시간을 갖자고 생각을 전환하자 훨씬 연기의 본질까지 눈에 들어왔다.

“극 초반 욕심으로 드라마에 덤볐을 때는 조급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빨리 배우자’ 그런 생각 같은 것이요. 그런데 그만큼 제 손에 쥐어지는 것은 없더군요. 욕심만 앞서니 당연한 결과였죠. 꼭 얻어 가겠다는 마음 대신 공부하자는 쪽으로 생각을 전환했죠. 그랬더니 술술 풀리더라고요. 제 연기 외에도 선배님들의 연기도 모니터링하는 여유는 덤으로 얻었죠.”

생각을 바꾸니 ‘나단풍’이라는 캐릭터도 마치 한지혜의 몸에 맞춘 듯 잘 어울린다는 평가가 들려왔다. 요즘은 촬영장 밖에서도 나단풍의 모습이 툭 튀어나온다. 말투와 행동이 한지혜인지 나단풍인지 헷갈릴 정도다.

한지혜는 “극중 지시를 내리는 팀장을 맡다 보니 저도 모르게 나단풍식 말투가 나와요. ‘이거 하세요’ ‘그게 아니죠’ 등 말이죠. 얼마 전에는 극중 어머니로 나오는 김혜옥 선생님과 대본 연습을 하는데 저도 모르게 지시하듯 선생님을 가르쳤어요. 선생님께서 ‘지혜야, 무섭다’며 깜짝 놀라시던걸요. 이게 아닌데 어느새 제가 단풍이에게 젖어 들었나 봐요”라고 말했다.

#백호를 사랑할래요!

한지혜는 에서 보여주지 못한 게 많다. 예정된 150부 중 이제 삼부 능선을 넘었을 뿐이어서 앞으로 전개될 흥미진진한 단풍이와 백호의 로맨스에 기대해달라 말했다.

일일드라마이다 보니 두 사람의 러브 모드가 차근차근 진행돼 보여주지 못한 게 아직 많다. 철없는 백호의 실수에 뒤치닥거리를 하는 단풍의 모습을 보노라면 어떻게 마음이 움직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한지혜는 “백호가 사고뭉치이긴 하지만 귀여운 면이 많잖아요. 같이 일하면서 서로의 다른 면을 발견하게 되는 거죠. 자꾸 마주치다 보니 정이 드는 케이스죠. 지금 백호가 먼저 단풍이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중이죠”라고 설명했다.

촬영 초부터 한지혜와 친하게 싶다고 조르던 백호 역의 김지석과도 극중 단풍-백호처럼 서서히 정이 들었다. 나이는 오빠인데도 친구처럼 살갑게 느껴진다. 어느 때는 남동생처럼 느껴지는 백호의 모습을 발견할 때도 있다. 미니홈피의 일촌도 맺고 식사도 같이하는 등 친근한 사이로 접어들었다.

한지혜는 올 겨울을 실제 남자친구 이동건이 아닌 김지석과 보내게 된다. 연인들의 날 성탄절에도 김지석과 촬영이 예정돼 있다. 단풍이와 백호의 로맨스로 대신 만족해야 할 판이다.

“사실 제 모습을 단풍이에게 많이 투영하려고 노력해요. 긍정적이고 일에 몰입하는 성격부터 앞으로 벌어질 로맨스까지도요. 사내 커플이 되는 모습이죠. 그런데 만약 저보고 드라마처럼 사랑에 빠질 수 있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지금의 저라면 아니오예요. 연인과 함께 한 추억이 많아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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