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 모델 겸 연기자로 활동한 양승은이 2008년도 MBC 공채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일 양승은의 합격 소식이 전해지자 6일 오전까지 그녀의 이름은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 등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았다.

양승은은 지난해 한 주류 회사 CF에 출연해 긴 생머리에 여성스러운 외모로 뭇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바 있다. 또 KBS 어린이 드라마 '화랑 전사 마루'에서 여대생 '김마리' 역으로 출연한 경력이 있다.

최근 각 방송사에서 공개 채용된 아나운서 중에서 미녀대회 출신은 있었지만 연예인이 아나운서에 합격한 경우는 드물다. 최근 들어 신입 아나운서에 다양하고 화려한 전직이 있는 사람들이 채용되면서 일부에서는 '이제는 아나운서도 연예인화된 것이냐?'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MBC 아나운서국 관계자는 "철저한 블라인드 방식으로 입사 공채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양승은 씨가 CF에 출연했다는 사실은 몰랐다. 합격 후 기자들의 문의를 받은 뒤에야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양승은 씨는 외모뿐만 아니라 아나운서의 품격에 걸맞은 인적성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최종 합격했다"라고 전했다.

양승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네티즌들은 연예계 경력이 있는 그녀가 앞으로 예능전문 아나운서로 육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이에 아나운서국 관계자는 "CF 출연 경력이 합격 기준이 아니었는데, 그 경력만을 가지고 벌써 예능 프로그램 진출을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섣부른 판단에 대해 자제해 주길 바랐다.

한편, 미인대회 출신 경력을 가진 아나운서들의 등장은 방송가에서 더는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최근 방송가에서는 미스코리아 출신의 아나운서와 MC들이 많아졌다.

전 KBS 장은영 아나운서를 필두로 전 SBS 한성주 아나운서, 현재 활동 중인 MBC 서현진 아나운서, SBS 이미선, 김주희, 아나운서, KBS 조수빈 아나운서 등 미인대회 출신들이 많이 있다. 그녀들은 현재 각 방송사에서 스타 아나운서 대접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다.

네티즌들이 이 같이 아나운서의 연예인화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연예인과는 분명히 차별화가 되어야 할 아나운서들이 스타처럼 급부상하면서 아나운서 계에서도 실력보다는 외모를 중시하는 풍토가 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아나테이너(아나운서+엔터테이너)'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아나운서의 연예인화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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