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관련 사건마다 사생활에 더 관심

최근 연예계 이슈가 쉬지 않고 쏟아지고 있다. 세계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할리우드 톱스타 못지않게 한국의 연예인들도 놀라운 사건을 시시각각 드러낸다.

연예인이 공인이냐, 아니냐는 해묵은 논란이 무색할 정도로 사생활이 낱낱이 대중에게 까발려지고 있는 세태다.

◇본인 입으로 외도 밝히는 시대

박철-옥소리 부부의 파경 과정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사안이다. 최진실-조성민 부부의 결별이 시간을 끄는 바람에 대중에게 비교적 오랫동안 노출되며 잠시 조성민의 여자 문제가 거론되기도 했다. 이경실의 파경에는 '가정 폭력'이라는 사회적이슈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박철-옥소리 부부는 법적으로 이혼하는 과정에서 당사자가 스스로 "(알려진) 남자 말고 다른 남자와 석 달간 관계를 맺었다"는 말을 했다. 외도 사실을 스스로 밝힌 것이다.

또 옥소리와 동업한 웨딩업체 대표, 즉 제3자까지 나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인터넷으로 변화한 매체 환경으로 인해 이들의 발언 한 마디 한 마디는 모두 인터넷 뉴스를 점령하다시피해 그 과정을 알고 싶지 않은 대중조차 컴퓨터만 켜면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2일에는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가수 아이비가 옛 남자친구로부터 협박받았다는 사건이 보도됐다. 옛 남자친구가 몰래 만들어놓은 동영상으로 아이비와 소속사를 지속적으로 협박해왔다는 주장이며 찰이 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이 내용이 보도되자마자 아이비는 주요 포털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로올라섰다. 이 사건 역시 인기 연예인의 남자 문제, 여기에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동영상'이라는 민감한 단어가 포함돼 있어이후 경찰 수사과정이 시시콜콜하게 중계방송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여기에 비하면 이영하-선우은숙 부부의 중년의 이혼은 그다지 큰 동요(?)를 일으키지 않은 채 조용히 마감됐다.

◇사회적 파문에서 사생활 문제로 집중되는 현상

신정아 씨에서 비롯된 학력 위조 파문으로 가장 오래 곤욕을 치른 곳도 연예계다. 장미희, 오미희, 강석, 최수종, 주영훈, 다니엘 헤니 등의 학력이 검증이 뒤늦게 검증됐고, 연예인들은 잇따라 양심선언을 했으며 소속사는 포털사이트에 기재된 학력을 정정하느라 물밑 작업을 벌였다.

이처럼 연예계는 올 한 해 몸살을 앓을 정도로 수많은 사건 사고에 노출됐다. 물론 연예계와 관련한 이슈는 늘 있어왔다. 병역 파문이 그랬고, 음주운전 사고 역시 심심찮게 들려왔다. 또한 자살 사건 역시 사회적인 큰 관심을 유발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 개인 사생활 문제로 옮겨가는 형국이다. '연예매체들이 보도하니까 할 수 없이 본다'는 측면도 있지만 연예인 스스로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일을 벌이고 있다.

섹스 비디오 파문은 예전에도 있었다. 백지영과 오현경, 이태란 등이 그 '피해자'들이었다. 사회 분위기 탓인지 당시 여자 연예인들은 죄를 지은 듯 고개를 숙여야만 했지만 이제는 먼저 이 사건을 언론에 알려 협박받은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다.

철저히 비공개로 치른 김희선의 결혼 과정은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는 본인의 노력과는 달리 예물, 신혼집 등이 시시콜콜 보도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할리우드 스타의 결혼 못지않은 관심을 받게 된 것.

심은하 전도연 김희선 등 톱스타들의 결혼은 비공개로 진행되는데 그보다 더 사적인 부분인 이혼은 낱낱이 공개된다.

방송 영화 가요 등 연예계 관계자들은 누구나 "도대체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모르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영화 개봉 직전에, 드라마 촬영을 앞두고 사건을 만드는 연예인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가장 우려하는 일이 경쟁작이 얼마나 센 게 붙느냐가 아니라 연예계에 어떤 사건이 벌어지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종휘 씨는 "미디어를 통해 부와 명예를 얻은 연예인들이 공과사에 대한 영역 구분을 제대로 하지 못해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 연예인은 TV에 나와서 사적 이미지를 팔고 있고 그로 인해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다. 마치 공인으로서 대중에게 (자신의 사생활까지 알리는 것을) 서비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분쟁이 일어날 경우 미디어로 인기를 얻은연예인이 미디어를 이용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지니기도 하고, 어차피 알려질 일인데 먼저 밝히자는 태도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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