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 2일 사표 제출

신영일 아나운서가 11년간 몸담았던 KBS를 떠나홀로 선다. 신 아나운서는 2일 KBS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날 오후 사직서를 낸 후 만난 신영일 아나운서는 "먼저 내게 방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KBS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인생에서 처음으로 사표를 냈는데 기분이 착잡하고 불안하기도 하다"고 정든 직장을 떠나게 된 심경을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되도록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2년 전부터 프리랜서에 대한 고민을 해왔고 더 늦기 전에 새롭게 출발하기로 결심했다"고 프리랜서 선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 인터뷰에서 '10년이 지나도 초심을 잃지 않는 아나운서가 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옛날의 마음가짐을 자꾸 잃어버리고 점점 정체되는 느낌을 받아서 돌파구가 필요했어요. 물론 가시밭길이 될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출발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현재 그는 매니지먼트사와 접촉하거나 계약을 맺는 등 퇴사 후 진로에 대해 결정한 바가 없는 상태. 어찌 보면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무모하게 들판에 뛰어드는 셈이다.

이에 대해 그는 "주위에서 당연히 이미 계약을 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오간 것이 없다"면서 "물론 방송무대를 비울 생각은 없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새로운 무대에서 내가 원하는 방송을 한다는 것이 소중하다"고 금전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님을 밝혔다.

그는 아나운서의 프리랜서화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비판 의견에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지만 안 좋게만 보지 말고 긍정적인 측면을 봐달라"고 당부했다.

"방송국에 오래 있는 것이 과연 조직이나 당사자에게 좋은 것일까요. 프리랜서가 됨으로써 후배 아나운서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조직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또 다른 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친다면 방송계 전반에 플러스가 되고 서로 윈-윈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1997년 24기 공채 아나운서로 KBS에 입사한 신 아나운서는 6년간 진행한 정통 퀴즈 프로그램 '퀴즈 대한민국'을 비롯해 '무한지대 큐' '러브인 아시아' 등을 첫 회부터 맡아왔다. 프리랜서를 선언한 아나운서에게는 2년간 프로그램을 맡기지 않는다는 KBS 아나운서팀의 원칙에 따라 이들 프로그램은 그만둔다.

신 아나운서는 "'퀴즈 대한민국'을 비롯해 세 프로그램 모두 한 회도 빼먹지 않고 책임감을 가지고 지켜왔다"면서 "특히 자식 같은 프로그램인 '퀴즈 대한민국'을 지금까지 해 온 것만 해도 뿌듯하고 계속 많은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에 대해 그는 "임성훈 씨처럼 자기 관리를 잘해서 오래도록 방송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새로운 무대에 대한 설렘을 가지고 내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어떤 분야에서든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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