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에 밀린 '라인업' 의도된 노이즈 마케팅? … 결국 욕설 파문으로 인지도 쌓아

막말·욕설 방송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SBS 예능 프로그램 '라인업'이 지난 주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를 한 데 이어 방송에서도 사과의 뜻을 밝혔다.

'라인업'은 20일 방송을 통해 "출연자가 방송에 부적합한 언어를 사용해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드려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라인업'은 지난 13일 방송분에서 출연자인 김구라가 김경민을 향해 개XX라는 욕설을 하는 장면이 담겨 시청자들의 비난을 샀다. 더구나 이 욕설은 돌발 사태에서가 아닌, 다분히 의도된 상황에서 나온 말이라 더욱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MC 김용만이 김구라에게 "욕의 톤이 좋다"고 말하자 김구라가 "욕 한번 할까요"라고 말한 후 김경민에게 이같은 말을 한 것이다.

더구나 제작진은 친절하게 그 욕이 무엇인지 강아지 그림을 넣어 상상력을 자극했다. 다른 출연진은 김구라의 욕설 직후 "19세금 방송이 아니어서 안타깝다"며 추임새까지 넣었다.

방송계 관계자는 이같은 '라인업' 제작진의 연출에 대해 "의도된 감이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다. 지상파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PD가 욕설 방송이 물의를 일으킬 것이란 예상을 하지 못했을 리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같은 장면을 내보낸 데에는 의도가 있지 않겠느냐는 예상이다.

'라인업'의 경쟁상대는 순항 중인 MBC '무한도전'이다. 후발주자로 인기 프로그램을 따라잡기 위해선 각고의 노력이 뒤따른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첫 방송한 '라인업'은 그간 '무한도전'에 밀려 한 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재미있다는 입소문만으로 경쟁작을 따라잡기엔 시간이 소요되는 게 현실. 대신 제작진이 선택한 방법이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설명이다. '무한도전'과 경쟁하며 단기간에 프로그램에 대한 인지도를 쌓으려다 이번 사건이 불거진 것이 아니겠느냐는 방송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라인업'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방송 한 달 여 만에 프로그램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그러나 이름을 알린 방법에 대해선 유감을 표시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향후 '라인업'이 물의를 일으킨 프로그램 이름이 아닌, 건전한 재미와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입에 오르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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