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기자회견 열고 결혼 공식 발표… "첫키스는 두번째 만남서 3초만에"

"생애 가장 떨리는 순간이네요."

배우 성현아(32)가 17일 오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혼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12월9일 오후 1시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한 살연하의 사업가 허은교 씨와 웨딩마치를 울린다.

까만색 상의와 바지로 시크한 멋을 뽐낸 성현아는 "일반인인 예비 신랑이 너무 쑥스러워해 혼자서 기자회견에 나섰다"며 환하게 웃었다.

예비 신랑에 대해 "할리우드 배우 러셀 크로를 닮았다. 내가 보기에는 귀엽다"며 미소지은 그는 "함께 10년을 보냈을 경우를 생각할 때 미래가 보이는 상대다. 그동안 결혼을 하면 여러 면에서 제약이 많을 것 같아 망설였는데 이 사람이라면 같이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어떤 상황에서든 내 편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 도중 "제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결혼 준비를 제가 직접 해야하는데 그런 부분을 시어머님이 많이 안타까워하시며 같이 울어주시기도 했다. 새로운 가족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무척 좋고 행복하다"며 잠시 감정이 북받쳐 울먹이기도 했다.

1994년 미스코리아 미로 당선되며 연예계에 화려하게 데뷔한 성현아는 드라마 '보고 또 보고' '허준' '나쁜 여자 착한 여자' '어느 날 갑자기', 영화 '시간' '주홍글씨'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손님은 왕이다'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아왔다.

현재는 MBC TV 대하사극 '이산'에서 영조의 딸인 화완옹주 역으로 출연 중이며, 의류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결혼 계획을 발표한 소감이 어떤가.

▲지금 너무 떨리고 눈앞이 하얗다. 생애 가장 떨리는 순간인 것 같다.

--신랑은 어떤 사람인가.

▲작은 사업을 하는 평범하고 자상하고 착한 분이다.

--어떻게 만나게 됐나.

▲3월 한창 드라마 찍고 있을 때인데 세트 촬영이 끝나고 친구에게서 모임에 오라는 연락이 왔다. 갈까말까 하다가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나갔는데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났다. 물론 그때는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친한 친구로 지내다가 이렇게 결혼의 인연이 됐다. 몇 년을 사귀어도 결혼을 못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결혼의 인연이 되면 어느 순간 결혼하는 자리에 와 있게 된다'는 말들을 하던데 내가 그렇게 된 케이스다. 지금도 속으로 벅차고 아직 적응이 안되는 상태다.

--뭐가 마음에 들었나.

▲부산 사람이라 말이 직설적이다. 처음부터 '만나자'고 하더라. 거기에 확 잡혔다. 첫 만남 후 문자를 계속 주고받았는데 내가 몇 번 답장을 안 하고 무시했다. 그런데 계속 보내와 거기에 감복했다. 첫 키스는 두 번째 만남에서 만난 지 3초 만에 했다(웃음).

사실 처음 만났을 때는 내가 굉장히 많이 부족해 보여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내가 부족한데 저 분과 같이 오래 살 수 있는 자격이 있나 싶었다. 시부모님을 뵙고도 첫날 신랑이랑 같이 울었다. 내가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기쁨에 울기도 한다.

--프러포즈는 어떻게 받았나

▲아직 못 받았다. 계속 해달라고 압력을 넣고 있는데 구상 중인 것 같다. 한번은 하려고 하다가 그 자리에 친구들이 많이 와서 쑥스러워서 못했다. 기다리고 있다.

--예비 신랑이 연하다.

▲사실 동갑이다. 내가 75년생인데 그는 76년 1월생이다. 굉장히 따뜻하고 이해심이 많고 나보다 훨씬 생각이 깊다. 난 성격이 급한데 화가 나도 느긋하게 다독거려 주고 아버지 같은 느낌도 있다.

--애칭이 있나.

▲'자기야'라고 부르거나 '오빠'라고도 한다. 동갑이니까 오빠라고 불리고 싶은 것 같다.

--결혼 후에도 활동은 계속할 생각인가.

▲시부모님이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신다. 나도 늘 계속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기 때문에 시켜만 주시면 어디서든 연기를 계속할 것이다.

--결혼 소식에 동료들은 어떤 반응인가.

▲사실은 아무도 몰랐는데 딱 두 분, 송선미 씨와 김정은 씨가 알고 있었다. 너무 좋아해준다. 송선미 씨는 같은 유부녀 대열에 날 끼워준다고 해 기대하고 있다. '이산' 팀에는 미리 말씀을 못 드렸는데 굉장히 축하해주신다. 그러면서도 '악역을 하고 있는데 너무 행복해서 악역에 몰입이 되겠느냐'며 살짝 걱정도 해주신다(웃음).

--남편 될 분이 일반인이라 신경 쓸 부분이 있나.

▲민감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많이 쑥스러워하고 이런 데 나오는 걸 굉장히 부끄러워한다. 그래서 내가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보호 차원은 아니지만 어색하거나 힘들어하지 않게 내가 해야할 역할이 큰 것 같고 그 점을 많이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부산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까닭은?

▲서울에서 하면 더 좋겠지만 신랑이 장손이고 부모님이 거기 계셔서 내가 내려가서 하기로 했다.

--2세 계획은?

▲많이 낳으면 좋겠지만 계획적으로 두 명 정도 낳을 생각이다. 아들 하나 딸 하나 낳아 200점 짜리 엄마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심술궂고 모자란 게 많은 데 짜증내지 않고 다 받아줘 정말 고맙고 앞으로 현명한 와이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또 더 멋진 배우가 되고 싶다. '이산'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최고의 악역을 보여드리겠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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