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 솔직담백 화법으로 10여차례 박수 이끌어내

강수연(왼쪽)과 전도연은 이날 우아한 여배우가 아닌 편한 이웃집 언니의 모습으로 진솔하게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사진=연합뉴스
배우 강수연이 솔직하지만 강렬한 화법으로 대학생들을 사로잡았다.

강수연은 6일 오후 6시 해운대 피프 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열린 에서 진솔한 속내를 논리적으로 펼쳐내 1,000여 명의 시민들로부터 10여 차례 박수를 받았다.

강수연은 “배우는 외로운 직업이다. 봄여름가을겨울 외로움을 탄다. 새로운 작품에는 발가벗고 여러분 앞에 서야 하는 힘든 직업이다” “전도연은 질투가 날 정도로 연기를 잘 하는 배우다” “영화를 많이 보는 것 이상의 공부는 없다” “70대에도 사랑받는 할머니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다” 등 어록에 남을 법한 말들을 줄줄이 내놓았다.

강수연은 “전도연은 질투가 날 정도로 연기를 잘 하는 배우다”고 전도연을 칭찬하는가 하면 전도연이 “결혼해서 같이 있을 때 외로운 것이 혼자 있어 외로운 것보다 더 외롭다”고 하자 “저도 같이 있을 때의 외로움을 느껴보고 싶다. 잘 지내는데 저 때문에 이렇게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고 응수했다.

강수연은 이날 참석자 중 영화와 연기를 전공하는 대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진심으로 충고를 하기도 했다. 독립 영화 배우라는 한 질문자에게 “배우를 한다니 마음이 아프다. 녹록치 않다. 나는 굉장히 어려서 의지나 꿈이 있기 전에 타의에 의해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수연은 “배우는 화려하고 좋아 보이지만 인내와 혼자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여러분 앞에서 발가벗고 서야 한다. 굉장히 외롭다. 감성적이지 못하면 배우를 할 수 없는데 감성적이다 보니 외로움을 더 많이 탄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전도연 역시 “20대의 꿈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여전히 마음은 20대”라고 말하는가 하면 칸 영화제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인 이유가 기죽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전도연은 “칸에서 한국 기자들에게 ‘쟤는 한국에서 스타니?’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니?’ 이런 질문들을 하더라. ‘어디서 나타난 애지’라는 시선이 느껴지니까 기죽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더욱 당당하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강수연과 전도연은 이날 우아한 분위기보다 동생들을 대하듯 솔직한 답변으로 행사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20년의 간극을 두고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들의 만남은 참석자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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