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일 진행요원 영화계 거장 못알아보고 홀대
'불쾌한 출국설' 에 영화제측 "컨디션때문" 반박

“거장에 대한 예우가 부족했다.” “공항에서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영화계의 세계적인 거장 엔리오 모리꼬네가 부산국제영화제에 개막식에서 예정된 핸드프린팅 행사에 불참하고 다음날 급히 출국해 미흡한 진행 때문에 불쾌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엔리오 모리꼬네는 4일 오후 7시부터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야외에서 열린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부인과 함께 참석했다. 그러나 이날 밤 10시30분으로 예정된 개막 파티의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바로 다음날 출국해 “제대로 의전을 하지 못해 불쾌한 나머지 급히 일정을 취소하고 출국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솔솔 나왔다.

개막식 진행 요원들은 엔리오 모리꼬네 부부를 미처 알아보지 못했고 빗속에 떨게 한 데다 부인의 손목을 거칠게 잡아 끄는 결례를 범했다는 설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부산영화제 초청팀장 김정룡 팀장은 “4일 공항에 도착할 당시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연락이 왔다. 그 때문에 이례적으로 핸드 프린팅을 미리 해두었다가 개막 파티에서 영상으로 보여줬던 것이다. 부인이 다쳤다는 말은 사실 무근이다”고 반박했다.

김 팀장은 “엔리오 모리꼬네의 개막식 참석은 본인이 먼저 제안한 것이다. 서울에서 공연을 하고 개막식에 참석하겠다고 해 기쁜 마음으로 초청을 했다”고 말했다.

영화제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가뜩이나 기자회견의 준비 미흡으로 빈축을 산 가운데 영화계의 거장이 불쾌해 출국한 것이 사실이라면 국제적인 망신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영화제의 말을 십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진행요원들은 사진으로라도 레드 카펫을 밟는 영화인사에 대해 인지해놓는 등 철저한 준비를 했어야 했다.

영화인이 아닌 정치인 이명박이 화려한 카메라 플래시 속에 레드카펫을 밟고 개막식에 들어갔지만 엔리오 모리꼬네는 조용히 출국한 사실 만으로도 이미 세계적으로 창피한 그림을 연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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