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베스트 앨범 '더 앙코르' 장윤정
소해금 선율에 간드러진 목소리로 애절하게~
데뷔 4년만에 '베스트 앨범' 저도 놀랐어요

‘트로트의 여왕’ 장윤정의 등장은 가요계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2004년 로 전 국민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뒤 이은 등의 곡은 트로트의 현대적 재해석 과정이었다.

트로트의 맛깔스러운 ‘흥’이라는 거목에 세련된 편곡과 쉬운 가사를 접목시켜 ‘세미 트로트’라는 화려한 꽃을 피워냈다.

그 중심에 장윤정은 확고하게 자리하고 있다. 장윤정은 무겁게 치고 올라가는 입장에서 이제는 정상을 수성하는 입장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히딩크 만큼이나 배가 고픈 모양이다.

지난 추석에는 지상파 방송국에서 데뷔 4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특집 쇼를 꿰찼다. 금강산 공연과 두차례 미국 공연으로 ‘트로트퀸’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최근 발표한 베스트 앨범 로 장윤정의 의욕은 만개하는 듯하다.

#변신은 나의 힘

장윤정은 데뷔 4년 만에 베스트 앨범을 내는 소감을 놀라움과 당혹감으로 표현했다.

장윤정은 “(제안을 듣고) 놀랐어요. 베스트 앨범하면 나이 지긋하신 원로가수를 떠올리게 되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나중에 하자고 했어요. 주변에서 차근하게 정리해보는 기회로 삼아보자고 해서 선곡을 시작했죠”라고 말했다.

장윤정은 지금까지 3개의 정규 앨범을 비롯해 2.5집과 2개의 싱글을 냈다. 앨범마다 간격이 6개월이 채 안 된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발표 간격이 아니다. 앨범마다 팬들이 장윤정에게 무엇을 원하는 바를 잡아내 곡으로 풀어내고 있다.

로 세미 트로트 바람을 일으켰다. 젊은 세대들의 응원에 힘입어 2집 에서는 정통 트로트로 회귀하며 40대 이상의 고정 트로트 팬을 껴안았다. 에서 미디움템포로 또 한번 트로트 변주를 시작했다.

3집에서는 로 의 상큼한 이미지를 강조하더니 로 진득하게 팬들의 마음을 녹였다. 장윤정은 베스트 앨범에서도 변화를 멈추지 않는다.

가수 장윤정은 해외 교포팬들의 ‘며느리 러브콜’을 소개했다. 장윤정은 “아버지 팬들이 ‘며느리 삼고 싶다’는 말씀을 유독 많이 하세요. 한국으로 돌아왔는데도 진지하게 계속 연락을 해오셔서 깜짝 놀랬어요.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지만 아직은 결혼보다는 활동을 더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사진=김지곤기자 jgkim@sportshankook.co.kr
장윤정은 “데뷔하고 한번도 슬로우 곡을 불러 볼 기회가 없었어요. 팬들이 제게 기대하는 모습이 있기 때문에 빠른 노래 위주로 불렀죠. 베스트 앨범에 맞춰서 느리고 구성진 노래를 골라봤어요”라고 말했다.

장윤정의 선택은 슬로우 템포곡 이었다. 북한 악기 소해금으로 시작되는 전주가 사람들의 혼을 빼놓을 정도로 간드러진다. 소해금은 바이올린과 해금의 중간 지점의 소리를 내는 묘한 음색의 악기다. 소해금의 선율에 장윤정의 목소리가 더해서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장윤정은 “요즘 젊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거리가 있는 구식 사랑을 담은 노래에요. 가슴이 아린 사랑을 예쁘게 기억해내서 애잔하게 부르려고 해요. 이런 노래도 잘 소화할 수 있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죠”라고 말했다.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장윤정은 3집 활동을 기점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모든 활동에 의욕을 잃고 우울한 시기를 보냈다. 갑작스레 찾아왔던 인기의 광풍이 휘몰아친 뒤 남는 공허감과 허탈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때 마침 올해 초 연이은 연예인의 자살 소식은 장윤정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장윤정은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당시에는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다는 생각에 백수가 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삶이 맛이 없었죠. 간이 덜 됐다고 해야 하나.(웃음) 때마침 동료 연예인들의 안 좋은 소식을 들려왔는데 이해가 갔어요. 왜 그렇게 힘들어 했는지 말이죠”라고 말했다.

장윤정이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던 것은 낯선 곳에서 만난 새로운 팬들 덕분이었다. 연이어 해외에서 공연을 가지며 마음을 짓누르던 고민과 우울을 털어냈다.

장윤정은 “설과 추석에 두 차례 미국 교포 팬들을 만났어요. 한국 팬들은 언제든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귀함이 훨씬 더 했어요. 노래에 대한 반응도 미국식이었어요. ‘예(Yeah~)’ 하시면서 흥을 내시는데 신기하기도 했고 한편으로 마음이 뭉클했어요”라고 말했다.

장윤정은 해외 교포를 만나고 자신의 노래가 이들에게 큰 위안이 되고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낯선 이국 땅에서 흐트러졌던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기운을 되찾았다.

장윤정은 “원래 답이 없는 고민은 깊게 하지 않아요. 한동안 힘들었지만 종이 접듯이 확 접어버렸죠. 금강산과 미국에서 팬들과 만나면서 국내 활동과는 다른 느낌이 주는 재미가 있었어요. 이제는 보다 넓은 곳에서 다양한 팬들을 만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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