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베스트] 케이블 방송 도넘은 섹시경쟁

케이블 방송, 무조건 벗어야 산다?

케이블 채널의 대담성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그 대담성은 케이블 채널의 '특권'이 돼 버린지 오래다. 최근 케이블 채널 드라마, 오락프로그램, 토크쇼 등이 선정성과 자극성을 앞세우며 안방극장을 파고들고 있다.

여성의 성상품화는 프로그램의 주된 포커스가 되었고, 시청자들은 여과없이 흡수하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 드라마-불륜은 기본, 노출은 필수

배우 윤다훈 김민종 등이 출연해 화제가 된 케이블 채널 tvN 드라마 는 남자들이 생각하는 솔직한 성(性) 문화를 드러내 화제가 됐다. '원나잇 스탠딩'을 위해 '여자사냥'을 나서는 남자 주인공을 통해 남자 시청자들의 동감을 얻는데도 성공했다.

이후 최근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들은 19세 이상 시청 등급을 미끼로 대범한 소재를 방영하고 있다.

드라마 : 불륜·원나잇 스탠드 등 파격 소재 일색
오락물 : 선정적 게임·자극적 의상 등 위험 수위
토크쇼 : 부부간 성생활 재연 등 노골적 성묘사

얼마전 종영한 tvN 드라마 와 케이블 영화채널 OCN 드라마 은 여성들의 성(性) 문화를 밖으로 표출했다. 는 라디오 방송국을 배경을 벌어지는 5명의 여성들의 사랑과 섹스관 등을 드러내며 이슈가 됐다.

은 에 한단계 수위를 높여 '에로틱 스릴러'를 표방하며 유부녀의 복수 등 자극적인 장면과 여배우의 노출을 감행했다. 그 결과 배우 서영이 '섹시 아이콘'으로 부각하며 프로그램의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7월 방송된 tvN 는 이른바 화류계 여성들의 삶을 그려 파격적인 소재를 선보였다. 4부작 드라마였지만 선정성과 자극적인 화면으로 그 파급 효과는 대단했다.

# 오락프로그램-여성들의 성 상품화 심각

배우 독고영재가 MC로 나서 화제가 된 은 사랑과 배신이라는 주제 아래 리얼리티 형식으로 이루어진 '페이크'(fake) 다큐멘터리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소개되는 이야기가 사실을 재연한 것처럼 보인다.

가정이 있는 유부남과 유부녀 등이 바람을 피는 것은 다반사고, 뚜렷한 이유없이 동거를 시작한다. 리얼리티 영상을 강조하기 위해 각 인물을 모자이크로 처리하며 자극적인 장면을 서슴지 않는다.

케이블 음악채널 Mnet 연예 정보 프로그램 는 말 그대로 비키니가 등장한다. 지금은 노출 수위가 낮아졌지만 한때 비키니를 입고 연예 뉴스를 진행하는 게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플레이보이 한국모델 1호인 이파니가 진행을 맡으면서 또 다른 이슈가 됐다.

tvN 에서 섹시 여성 댄스 그룹의 멤버가 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미녀들이 마치 '무조건 섹시하기'라는 미션을 수행하듯 시종일관 비키니 차림으로 등장한다. 그들은 비키니 차림으로 민망한 포즈를 취하며 춤을 추거나 동작을 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 토크쇼-솔직함을 가장한 성인 성교육

케이블 채널 Story On의 와 는 토크쇼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성인들을 위한 성교육 방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는 20명의 주부들이 토크형식의 '이불 속 부부 생활'을 TV를 통해 공개한다. 이들은 부부간의 비밀스러운 부분들까지도 들춰내며 웃음 코드로 순화시키려 한다. 성교육 전문가 구성애의 고정출연은 성상담을 구실로 선정성을 중화시켜 주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는 부부간의 성 생활을 재연까지 하면서 적나라하게 노출시킨다. 그 재연 화면에는 낯뜨거울 정도의 정사 장면으로 MC나 패널들 조차 고개를 돌리며 웃음 참지 못한다. 심야 시간대에 주부들을 혹은 부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미명 아래 노골적인 성 묘사를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 케이블 채널, 언제까지 벗을 것인가?

케이블 채널들이 선정성이나 자극적인 소재를 다뤘던 것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많은 채널들이 신설되고 있는 탓도 있지만 비슷한 프로그램들의 출현으로 경쟁 아닌 경쟁을 펼치게 됐기 때문이다.

케이블 채널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 채널의 장점이라면 지상파 방송에 비해 소재나 영상에 제약이 덜 하다는 점이다. 물론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프로그램들이 많긴 하지만 새로운 시도로 참신함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현재 19세 이상의 시청자들이 시청할 수 있는 성인 콘텐츠가 주를 이루는 만큼 이런 여러 경험들을 축적해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케이블 채널에는 이렇다 할 가족드라마가 없다. 지상파 방송 3사의 뻔한 편성에 지친 시청자들이 찾을 수 있는 건전한 드라마의 부재도 케이블 채널이 만들어내야할 과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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