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반대로 '냉정' 고백… 트랜디 작품 '풀어진 역' 욕심

"바른 생활 사나이요? 인정은 많지만 착하진 않아요."

단정해보이는 인상이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선한 눈매에 눈길이 가지만 정작 미소짓게 하는 건 '바른' 말투다. "나쁘지 않아요"를 습관처럼 말하는 틀에 박힌 듯한 점잖은 말투가 오히려 분위기를 환하게 만든다.

배우 박해진(25)은 단 두 편의 드라마로 '스타'가 돼버렸다. 정작 본인은 '스타'라는 단어에 둔감하다. 그는 KBS 드라마 에서 '연하남'으로 얼굴을 비친 이후 으로 자신의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그가 느끼는 '입지'는 아직 단단하게 굳질 않았나 보다.

"두 편의 드라마가 모두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여전히 모자란 부분이 많아요. '스타'라는 말은 아직 이른 것 같네요."

박해진은 '스타'라는 말 자체를 자신의 '뇌'에서 덜어낸 듯 하다. 혼자 수퍼마켓에서 장도 보고 쇼핑도 하러 다닌다. 그러면 주위에서는 박해진이라는 이름보다는 '연하남'이나 '무영이' 등 드라마의 인물로 불려지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소위 '컸다'라는 느낌은 전혀 받질 않는단다. 마치 자신을 컨트롤하는 듯한 인상마저 준다.

"저를 차분하기 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극중에 맡았던 캐릭터들이 차분하고 생각이 깊은 성격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 보시는 것처럼 착하지 만은 안답니다.(웃음)"

박해진은 스스로 '착한 인간'이라고 규정짓지 않는다. 남에게 배려를 많이 하는 반면 냉정한 구석이 있다고 고백한다. 인정(人情)은 많지만 냉혹하리 만큼 차가운 면이 자리잡고 있단다.

박해진 자신도 모르게 꼼꼼하게 따지거나 남에게 속을 보이지 않는 면이 그런 느낌을 받게 만드는 것 같아 보였다. 달리 생각해 보면 빈 틈을 보이지 않는 것이 스스로를 가둬두는 것은 아닐까?

"저는 되도록이면 가슴에서 나오는 말보다 가슴에서 나오려다 머리로 걸러서 나오는 말이 대부분이죠. 한 번쯤 생각하고 걸러내서 말하라고 해요. 요즘 세상이 워낙 무섭잖아요.(웃음) 말 한마디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더라고요."

을 시작하면서 끝날 때까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 있다. 바로 극중에서 부부의 연까지 맺은 배우 한효주와 열애설이다. 박해진은 마치 이 얘기를 꺼낼 것이라고 예상한 듯 연하는 여자로 보이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해버린다.

박해진은 요즘 8개월 동안 촬영했던 드라마를 끝내고 휴식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있다. 물론 간간이 패션쇼와 광고 촬영에 임하고 있지만 시간적 여유를 맛보고 있는 중이다.

"이젠 바른 사나이 같은 느낌보다 좀 풀어지는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나사 하나가 빠진 듯, 덜 반듯한 역할이요. 젊은 시청자들과도 공감할 수 있는 트렌디한 작품도 하고 싶어요."

[사진설명] 박해진은 여전히 배우 유해진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웃는다. "한 번은 제 기사의 댓글을 읽어보니, '유해진인 줄 알고 로그인했네'라는 글이 있어서 한참을 웃었죠. 유해진씨는 꼭 한번 뵙고 싶은 배우이기도 해요."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