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좋은데 안 살아도 행복하게 사는 것이 좋아요.” 배우 최재원은 2004년 결혼한 프로골퍼 김재은씨, 그리고 딸과 단란하게 살고 있다. 평생 마신 술이 소주 2병이 넘지 않을 정도인 데다 담배는 금연홍보대사라 피우지 못한다는 ‘바른 생활 사나이’다. 사진=김지곤기자 jgkim@sportshankook.co.kr
“영화과 출신이라 고르고 또 골랐거든요.”

배우 최재원은 영화 (감독 정윤수ㆍ제작 씨네2000ㆍ이하 지금사랑)에서 감초 격인 강철주를 맡아 영화 곳곳에서 반짝반짝 빛난다.

에서는 품격을 떨어뜨리지 않는 유머를 적재적소에서 구사해 관객들에게 ‘저 배우 누구지?’라는 질문을 자아내게 만든다.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양심탤런트’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지만,영화 속에서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에야 “아,최재원이네”라고 관객들은 말한다.

그만큼 최재원은 그동안 영화보다는 ‘양심탤런트’로, TV 드라마의 출연배우로 더 익숙했다. 하지만 그는 서울예대 영화과에서 연출을 전공한 영화학도 출신이다. 1995년 시트콤 이후 12년 만에 택한 영화가 인 셈이다.

최재원은 “영화과 출신이라 오히려 작품을 가려서 그래요. 폭력적인 것,욕하는 것,베드신을 피하다 보니….하하”라고 말한다. 최재원은 “황혼의 나이에 첫 영화인 셈이죠”라고 농담처럼 덧붙였다.

의 강철주는 엄정화(유나) 박용우(민재) 이동건(영준) 한채영(소여)가 모이는 바의 주인으로 두 커플의 비밀을 알아버린 뒤 영화의 흐름을 아슬아슬하게 만든다. 관객의 웃음보는 강철주가 등장할 때마다 터진다.

시사회가 끝난 뒤 이동건이 “형 때문에 쓰러졌어”라고 문자를 보내왔을 정도이다. 외국에 있는 바람에 영화가 개봉된 뒤 아내인 프로골퍼 김재은씨와 ‘지각 관람’을 했다.

최재원은 “저는 애드리브를 할 때 주로 대사나 장면의 막바지에 넣어요. 필요하면 편집할 수 있도록요. 버전도 몇 가지로 준비하죠. 그게 바로 베테랑 배우의 자세 아닐까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종영된 KBS 2TV 주말극 에서 아예 대본을 써 간 일도 있다. 최재원은 “김종찬 감독님이 제 애드리브를 너무 좋아하셔요. 어느날 급하게 두 장면을 써 오라고 하셔서 아예 제가 출연할 장면을 써 본 적도 있죠”라고 말했다.

최재원은 어떤 애드리브를 구사할지 주로 아내와 상의를 한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판단을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재원은 태어난 지 14개월된 딸과 아내와 함께 매주 꼬박꼬박 미사를 드리는 절실한 천주교 신자다. 배우로 데뷔하기 전 사업하는 지인에게 명의를 빌려줬다 빚쟁이들에게 시달린 뒤 매일 아침 성경을 읽는 게 벌써 13년째다.

“우리 직업이 긴장의 연속이고 긴 대사를 소화하려면 집중을 해야 해서요. 죄를 지어 마음이 복잡하면 연기하기도 어려우니까요.”

고등학교 때 신부가 되려다 ‘지나치게 잘 생긴 얼굴’이라 포기했다는 최재원은 손현주처럼 실제와 가까운 연기 세계를 펼치는 배우가 되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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