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토크] 영화 '두얼굴의 여친' 첫 주연 '정려원'

정려원은 주량이 아닌 안주발을 속였다. “저는 밥을 먹고 와서요. 안주는 드시고 싶은 거 시키세요.” 막상 훈제치즈와 비스킷 소시지 등을 보자 “와 맛있겠다”하고는 별별토크 틈틈이 부지런히 먹었다. “잘 드시네요?” “네. 대신 줄넘기 1,00번씩 해요”라며 씩 웃었다.

#과거=옷 두 벌 들고 왔다 7년째에요

정려원은 와인을 몇 잔 마시고 얼굴이 꽤나 발그레해지자 지나간 속내를 내보였다. 그룹 샤크라 시절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자를 유혹하는 춤을 출 때 싫었던 마음, 아침드라마를 하며 콩닥거리는 가슴을 멤버들에게 숨겼던 일, 1년 동안 온갖 드라마 오디션에 떨어져 급기야 TV를 끊었던 사연까지 낱낱이 공개했다. 옷 두 벌 들고 호주에서 눈 보러 구경왔다 얼결에 7년째 주저앉은 이야기부터 ‘공식적으로 친한’ 조승우 이야기도 쿨하게 했다.

▲아까 등대신을 찍다 개인적인 감정이 나왔다고 했는데 예전에 간직한 어떤 아픔이 떠오른 것인가요?(이)

= ‘사랑은 한 가지 행복이고 만가지 고통이다’라는 말을 듣고 만가지의 고통을 찾으려 ‘씁쓸한 아픔’ ‘짜릿한 아픔’ 등 갖은 아픔을 캡쳐하듯 마음에 차곡차곡 담아놓은 적이 있어요. 어떤 역을 맡으면 (손을 내저으며 수영하는 모양새를 취하며) 마음 속을 수영해 들어가요. 그 연기에 맞는 슬픔을 찾아서 다시 물 위로 올라와 연기를 했죠.

▲굉장히 치밀하게 연기를 했나봐요?(김)

=굳이 제 인생을 불행하게 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제가 집이고 캐릭터가 방이 되어 자유자재로 방을 넘나들어야 하는데 예전엔 캐릭터가 집, 정려원은 방이에요. 그리고 갇혀서 못 나오니 힘들었죠. 나의 자아보다 ‘그’의 자아가 컸어요. (의) 복실이에서 나오는 데 반년이나 걸렸어요.

▲ ‘모 아니면 도’ 스타일인가 봐요?(이)

=네. 올인 올 오얼 올 아웃(All-in or all-out).(웃음)

▲그럼 이성을 만날 때도 그래요?(김)

=좀 틀려요. 마음이 통하는 게 중요하죠. 제가 3분 정도 이야기하면 대충 그 사람을 알아요. 나랑 맞는지 아닌지. 처음 만나도 편안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1만번을 만나고 밥을 먹어도 그저 그런 이도 있죠.

▲예전에 MBC 시트콤 제작 발표회 때 왜 갑자기 울었어요?둘러앉아 인터뷰를 하다 뜬금없이 울어서 궁금했어요.(이)

=이제야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때 노홍철 감독님이 예전에 제가 (샤크라) 그룹 활동할 때 예능 프로그램하셨었거든요. 10m 높이에서 다이빙하는 것이었는데, 다른 멤버 언니가 수압 때문에 입 안이 터져서 피가 나왔어요. 너무 무서운데 그 다음에 저보고 뛰어내리라고 하셨어요. 그때 오기도 있었고,연기 하고 싶었고, 또 시트콤에서 남자 꼬시는 역할로 하게 된 것도 속상했었고…. (의) 엘리자베스가 원래 (미국 드라마 의) 사만다였어요. 정말 경멸하는 캐릭터인데. 다행히 설정을 캐리로 바꿔주셨어요. 캐리가 훨씬 현실적이지 않아요?

▲그렇죠. 캐리가 매력 있어요. 아무래도 가수는 홍보 활동의 하나로 예능 프로그램을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힘들었나봐요?(이)

=네. (샤크라를 하는) 4년 내내 그랬어요. 마이크 잡고 내가 뭐 하나 싶었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 심장이 뛴다’는 걸 아침드라마에서 처음 알았어요. 녹음하러 간 날보다 더 좋은거에요. 멤버들에게 미안해 말은 못 했지만요. 당시 같이 출연한 주현 한혜숙 선생님이 어느날 불러서 ‘너는 연기를 해라’고 하시는데,꼭 제 마음을 들킨 것만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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