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토크] 1년 6개월만에 6집 '백지영'

가수 백지영은 6집 앨범 전체를 발라드와 댄스 파트를 나눴다. 두 영역 모두 타이틀곡을 따로 두고 팬들에게 골라 듣는 행복을 느끼도록 배려했다.
가수 백지영이 짧게 다듬은 숏커트 스타일로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백지영은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주기 아직 쑥스러운 듯 멋쩍게 너털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어려보인다’는 얘기에 ‘진짜요?’라고 눈가를 찡긋하며 즐거워한다.

그의 눈웃음에 주변이 환해졌다. 곁에 있는 사람까지 ‘유쾌ㆍ상쾌ㆍ통쾌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백지영에게 지난 시절의 아픔을 떠올리기 어렵다. 가수이기 앞서 한 개인에게 치명적인 아픔을 딛고 일어섰기에 대중은 그에게 더 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백지영에게 2006년, 그리고 5집은 인생의 정점이었다. 2005년 최고의 히트곡 는 그렇게 굴곡진 백지영의 개인사의 환영(幻影)과 겹쳐지며 대중의 가슴의 쥐어짰다. 1년 6개월 만에 돌아온 백지영은 짧아진 머리모양처럼 모든 것을 툭툭 털어낸 듯 한결 가벼워보였다.

백지영과 고교시절 추억담에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여고동문인 이재원기자(이하 이)와 백지영의 호탕한 성격에 경외감을 감추지 못한 김성한기자(이하 김)가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백지영, 의리를 논하다'

백지영은 가요계에 소문난 의리파다. 동료 가수 사이에서 정이 깊기로 유명하다. 백지영이 최근 피처링으로 동료 가수들의 앨범 활동에 지원에 나서는 일이 많아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연예인 친구는 별로 없지만 한번 뭉쳤다고 하면 의리로 똘똘 뭉친다.

일명 백지영은 ‘지즐모’의 2인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여성 듀오 걸프렌드의 채리나, 유리를 필두로 그룹 더샵의 이지혜와 베이비복스 출신의 김이지가 이 모임에 속했다. ‘지즐모’는 ‘지들끼리 즐기는 모임’이라는 뜻을 가진 친목모임이다. 최근에는 예쁜 여자 연예인 지적을 즐긴다는 뜻에서 ‘지적을 즐기는 모임’으로 탈바꿈했다는 것이 백지영의 설명이다. 의리를 중시하다보니 감수해야하는 손해도 적지 않다. 백지영이 말하는 의리를 들어봤다.

▲헤어스타일의 변화를 주셨네요?(이)

=가요계에는 여자가수가 머리에 변화를 주고 활동하면 잘 안된다는 속설이 있어요. 속설도 속설이지만 머리가 커보이면 어떡하나 걱정했어요. 다들 잘 어울린다고 하네요. 어려보이죠?(웃음)

▲술 잘 하실 것 같아요.(김)

=컨디션에 많이 좌우되는데 소주는 한병도 채 못 비워요. 이온음료하고 소주 섞는 술…. 속칭 폭탄주인가요?(웃음) 그건 좀 마셔요. 다들 몸에 흡수가 잘 되서 쉽게 취한다고들 하는데 실제로 그런 건 아니고 기분만 그런 거래요. 오히려 몸에 좋다고 하더라고요.

▲술자리는 보통 누구랑 하세요?(김)

=‘지즐모’ 친구들하고 해요. 자주는 아니지만 주로 가까운 사람들하고 마시려고 하죠.

▲지즐모 내부 사정(?)이 궁금해요.(이)

=차유리(백지영은 유리를 이렇게 불렀다)하고 나이가 동갑인데 학교 선배에요. 얼마나 리더십이 있는데요. 저는 정말 차유리 말 한마디면 꼼짝 못해요. 영원한 2인자에요.

옳은 소리 바른 소리 정말 잘해요. 그리고 이지혜와 김이지가 제 밑으로 있어요. 위아래 상하 관계가 얼마나 명확한데요. 군기 확실해요.

최근에 ‘지들끼리 즐기는 모임’에서 ‘지적을 즐기는 모임’으로 바뀐 것 같아요. 여자 연예인 성형 우리한테 걸리면 다 드러난다니깐.(웃음) 방송국 가면 이제 저보다 나이 어린 제작진이 꽤 돼요. 다들 너무 깎뜻한 거에요. 알고보니 지혜나 이지가 죄다 정리해놓은 거 있죠.

▲최근에는 동료 가수 피처링을 많이 하셨어요.(김)

=박상민, 솔스타 그리고 10월에 앨범이 나올 은지원 앨범에도 피처링으로 참여 했어요. 피처링을 하는 건 다른 이유 없어요. 예전에 함께 활동했던 사람들이 다 잘됐으면 하는 거죠. 음반시장이 다들 어렵다고 하고 새로운 가요계도 너무 급변하니까. 예전 사람들끼리 잘 지내면 좋겠어요.

▲의리를 지키려다 손해 본 일은 없나요(이)

=배신 당했다고 생각한 경우는 전 소속사 경우가 유일해요. 계약서에 배서를 잘못했어요. 보증을 잘못 선 경우가 됐죠. 당시 소속사 대표가 잘 아는 분이었고 사정이 너무 딱해서 서류를 잘 읽어보지도 않고 사인을 했던 게 화를 불렀어요. 그 일 때문에 5집에 못 나올 뻔했으니까 정말 큰 일 날 뻔했죠.

다 해결되는 데만 2년 걸렸어요. 내가 왜 이런 일로 시달려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나중에는 차마 입에 올릴 수도 없는 소문도 돌았어요. 그 일로 지금 소속사와 매니저를 만나게 됐으니 전화위복인 셈이죠. 제가 지금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종신계약’하자고 했더니 계약금 때문에 안된다고 제가 거절당한 거 있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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