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생애…' 윤지민
'섹시 선입견' 벗어나 지적이미지로 변신 성공
탁재훈 유혹하는 편집장… '두가지 매력' 한번에

배우 윤지민은 스폰지 같다.

스폰지가 물기를 빨아들이듯 윤지민은 조금씩 연기력을 체득하며 배우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시작은 ‘섹시’였다. 모델 출신답게 175cm의 큰 키에서 풍기는 도발적 매력은 단박에 시청자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윤지민은 이미지가 굳기 전 과감한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올해 초 방송된 MBC 드라마 에서 국립과학수사대의 요원으로 분했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지적인 이미지를 주려고 노력했죠. 일부러 안경알이 없는 안경까지 끼고 다녔는걸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스스로 가능성을 점쳐보는 좋은 기회였죠.”

윤지민은 이번에는 두 가지 이미지를 접목시켰다. 영화 (감독 손현희ㆍ제작 CK픽쳐스)에서 주인공 성태(탁재훈)과 사랑에 빠지는 편집장 미연 역을 맡아 ‘지적인 섹시미’를 발산한다.

“다양한 성향을 갖춘 캐릭터예요. 외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있지만, 그것만 보고 달려드는 남자들 때문에 상처받은 인물이죠. 그래서 덤벙대고 수줍어하는 성태에게 더욱 애착을 느끼게 되고요. 지적인 여인이 저돌적이기까지 하니까 더욱 매력적인 것 같아요.”

윤지민은 ‘겉보기 등급’만으로는 판단하기 힘든 배우다. 작품 속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외모도 ‘섹시 9단’쯤 돼 보인다.

하지만 마주 앉아 10분만 대화를 해보면 ‘속보기 등급’이 ‘털털 9단’쯤임을 알게 된다. 남성 못지 않은 털털한 말투 때문에 함께 연기했던 배우 염정아에게 혼이 나기도 했다. 다소 걸걸한 말투도 한 몫 한다.

“(손사래를 치며)욕은 안 해요. 예를 들면 ‘화장실에 간다’는 말을 조금 더 원색적으로 표현하죠. 나머지는 상상에 맡길게요. 그래도 그게 제 본모습인 걸 어쩌겠어요.”

윤지민은 요즘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작품 촬영은 마쳤지만 시간이 날 때면 부모님을 돕기 위해 경기도 장호원으로 향한다. 부모님이 5년 전 귀농 후 장호원에서 복숭아 농장을 운영하고 계신다. 요즘 복숭아 수확철이라 일손이 모자라다.

“매니저까지 대동해서 복숭아를 따러 가요. 매니저가 얼굴 탄다고 난리죠. (웃으며) 결국 ‘가면’을 뒤집어 쓰고 일하는 걸로 합의 봤어요. 키 크고 머리카락 긴 사람이 가면까지 쓰고 돌아다니니 어떻겠어요? 사람 여럿 놀라게 했죠.”

윤지민은 “키 가 커서 복숭아 딸 때 좋다”고 너스레를 떤다. 하지만 키가 커서 느끼는 불편함도 클 법하다. 연애 상대를 만나는 데도 제약이 될 수 있다. 에서도 윤지민은 상대역은 탁재훈보다 키가 크다.

“남자가 저보다 작아도 아무 상관 없어요. 배우가 된 후 오히려 창피함에 대한 두려움은 벗어 던졌어요. 마음이 중요한 거죠. 연기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연기력이 좋다면 키가 크고 작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웃으며) 그러니까 연기력을 더 키워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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