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키워드] 연예인과 거짓말
○○대학 나왔어!… 성형? 살 좀 뺐을 뿐… 나이 줄였다 늘였다

윗줄 왼쪽부터= 주영훈, 오미희, 강석. 아래 줄 왼쪽부터=윤석화, 최수종, 장미희
연예계를 둘러싼 학력 위조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설마’ 했던 인물들이 검증 족족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사실 연예인들의 거짓말은 새로울 것이 없다. 그동안 성형 사실을 부인하거나 ‘고무줄 나이’를 자랑한 연예인의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연예인들의 거짓말이 반복되며 대중에게도 내성이 생겼다. 성형 사실을 숨기던 연예인이 고백을 하면 오히려 “당당하다”고 칭찬하는 지경이다.

▲나이 ▲성형 ▲학력 중 학력과 관련된 거짓말은 ‘새로운’ 분야인 터라 대중의 충격은 크다. 연예계에 만연해있는 ‘거짓말 불감증’을 털어버릴 때가 됐다.

# 나, E대 나온 여자야

왼쪽부터=이영자, 미나, 채정안
신정아 전(前) 동국대학교 교수에서 촉발된 학력 논란은 배우 윤석화를 시작으로 전체 연예계에 들불처럼 번졌다. 감독 심형래,배우 장미희 오미희 최수종, 방송인 강석, 가수 겸 작곡가 주영훈에 이르기까지 쉴새 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학력 논란은 이제 ‘다음은 누구?’라는 궁금증과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사실 가수나 배우에게 학력은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있다. 때문에 포털 사이트의 오기를 미처 수정하지 못했다는 변명을 늘어놓곤 한다. 과연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가 노출되어 있다면 이를 고치는데 게으를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적극적으로 위조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라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심정으로 방치해 뒀을 가능성이 크다.

미필적 고의에 의해 고학력을 즐겼을 것이고 실제보다 나은 학력은 연예인으로 성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더라도 꽤 괜찮은 이미지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줬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영화 에서 배우 김혜수는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고 외쳤다. 앞뒤 맥락과 상관없이 나왔던 이 대사는 역설적으로 학력 만능주의 우리 사회를 비판하는 한 마디일 수 있다.

이제는 ‘이대 나오지 않은 여자’가 ‘이대를 나왔다’고 외친다면 도덕성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며 학력 논란의 ‘살생부’에 이름을 올리게 될 터이다. 실상 그동안 수많은 김혜수들이 “나 이대 나온 여자야”를 외쳐왔던 셈이다.

# 살만 좀 뺐을 뿐인데…

연예인들의 단골 ‘거짓말’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성형이다. 사진 아래 박힌 이름 석자를 통해서만 본인 확인이 가능한 과거 사진 앞에서 연예인들은 성형 의혹을 부인한다.

세상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원판 불변의 법칙’이 어찌 일부 연예인 앞에만 서면 해체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눈덩이처럼 커진 의혹 앞에서 연예인들은 얘기한다.

“살을 좀 많이 빼서….” “운동을 열심히 해서….” 살이 빠지면 뼈도 함께 깎이고, 깎인 뼈가 모여 코가 오뚝해지는 연예인들의 특이 체질이 궁금해질 뿐이다.

가수 옥주현의 경우 데뷔 초기와 비교해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 네티즌의 성형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옥주현은 이후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주기적으로 보톡스를 맞는다”고 고백한 바 있다.

가수 전혜빈은 성형 논란이 불거진 후 성형 사실을 시인했다. 최근 컴백한 개그우먼 이영자는 지난 2001년 다이어트로 살을 뺐다고 말했다가 지방흡입수술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고 한동안 연예계를 떠나야 했다.

최근에는 배우 채정안과 가수 아유미가 성형 의혹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연예인이다. 두 사람은 모두 “살이 빠졌을 뿐”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네티즌은 두 사람의 과거 사진과 현재 모습을 대조하며 구체적인 성형 증거를 대며 의혹은 눈초리를 접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 에서 김아중이 ‘자연미인’이라는 이미지로 포장했던 것처럼 여전히 숱한 연예인들이 성형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옛날 사진이 다 공개돼 있어서”라며 성형 사실을 당당히 인정한 현영의 전략도 한 번쯤 벤치마킹할 법하다. 광고할 것까지는 없지만 거짓말로 더 깊은 나락으로 추락하는 것보다 인정하는 편이 이미지 관리에 더 나을 시기가 됐다.

요즘 대중은 얼굴이 자연산인 연예인보다 마음이 자연산인 연예인에게 더욱 박수를 보내기 때문이다.

# 무조건 언니, 오빠?

연예인들에게 ‘방송용 나이’가 따로 있다는 얘기는 새롭지 않다. 각종 포털 사이트를 통해 연예인들의 신상 정보가 공개되면서 상당 부분 바로 잡히기는 했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고무줄 나이를 둘러싼 설왕설래는 식지 않는 ‘뜨거운 감자’다.

최근에는 가수 미나의 나이가 화제가 됐다. 미나는 데뷔 초 1978년생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6살이 많은 1972년생이라고 털어놨다.

미나는 “나이를 속인 통에 나이 어린 연예인들을 언니, 오빠라 불러야 했다”고 고백했다. 가수 엄정화도 지난 7월 SBS 드라마 의 제작발표회에서 “실제 나이는 2살 많은 1969년생이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불거진 학력 논란은 몇몇 연예인의 나이를 바로잡는 순기능(?)도 보여줬다. 학력 논란이 연이어 터지며 일부 언론과 포털 사이트는 연예인들의 학력에 대한 전면적인 확인과 수정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학력을 속이지는 않았지만 나이와 학번을 낮춘 사례가 여러 건 발견됐다. 톱스타 K양의 경우 1976년 생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는 1974년 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젊음’은 생명력이 짧은 연예계에서 대단한 매력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나이를 몇 살 낮추기 위한 노력과 마음고생이 몸과 마음을 더욱 나이 먹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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