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tvN '리얼스토리 묘'가 12일 방송한 '밀착취재!-지하철 성추행 백태'의 방송 조작 사실이 드러나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방송 조작 사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SBS TV 솔루션 프로그램 '잘살아보세'는 3월 아버지와 네 딸이 모두 화가인 딸부잣집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출연자들로부터 '방송이 조작됐다'는 항의를 받았다. 조작 의혹을 시청자가 아닌 출연자가 제기해 더욱 충격을 안겨줬다.

2005년 6월에는 MBC TV '파워TV'가 1박2일간 촬영한 것을 2박3일간 촬영한 것으로 편집, 조작해 물의를 빚었고 1998년에는 KBS 1TV 자연 다큐멘터리 '일요스페셜-수달'이 자연산 수달이 아닌 보호상태의 수달을 촬영한 사실이 들통나기도 했다.

2002년 1월 MBC TV '느낌표-다큐멘터리 이경규 보고서'에서는 제작진이 너구리 포획장면을 놓치자 그물망에 걸린 너구리 한 마리를 풀어놓고 다시 잡는 장면을 촬영한 후 방송해 방송위원회의 경고를 받았다.

최근에는 개그우먼 김미려가 가수로 변신하는 과정을 담은 Mnet '미려는 괴로워'도 조작 방송 의혹에 휘말렸다.

'가짜 출연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채널 다변화로 각종 프로그램이 양산되고있는 상황에서 '리얼'을 내세운 프로그램들의 출연자들이 말 그대로 '리얼'한가에 대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 실제로 출연자의 사연이나 상황이 가짜인 상황도 심심치 않게 드러나고 있다.

MBC TV '생방송 오늘아침'은 지난해 11월 기죽은 남성들의 이야기를 '남자의 눈물' 코너를 통해 소개했는데, 이 중 한 부부가 KBS 2TV '윤종신의 소문난 저녁'에 전혀 다른 사연으로 출연한 것을 알아본 시청자의 제보로 '조작된 사연'임이 드러났다.

1월 KBS 1TV '아침 마당-토요 이벤트 가족 노래자랑'에 "불치병에 걸려 가출한 아내를 찾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던 출연자의 사연 역시 거짓으로 밝혀져 제작진이 인터넷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렸다.

Mnet '아찔한 소개팅'은 일부 출연자들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제작진이 의도한 각본대로 촬영했다"고 주장했고, 길거리 다큐를 표방한 코미디TV '알콜제로 깊은 밤 초이스'는 제작진이 에이전시를 통해 미리 출연자들을 뽑아 비난을 받았다.

연예인들이 방송의 재미를 위해 거짓말을 한 사례도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다.

슈퍼주니어의 멤버 이특이 7월30일 Mnet '스쿨오브 락'에서 피겨 선수 김연아에게 미니홈피 일촌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사연과 개그우먼 이영자가 5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경제야 놀자'에서 10년 전 선물받은 다이아몬드 반지가 가짜임을 알고 놀라는 모습이 모두 거짓임이 밝혀졌다.

해외에서는 최근 영국 공영방송 BBC가 다큐멘터리 '여왕과의 1년' 예고편과 어린이 프로그램의 진행에서 조작을 감행한 사실이 발각됐으며, 일본은 오사카의 간사이 TV가 다이어트 정보를 제공하면서 관련 데이터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을 일으켰다.

이러한 방송 조작은 외주 제작사의 난립, 시청률 경쟁에 따른 자극적 소재의 개발 등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어떻게든 일단 시선을 끌고보자'는 일그러진 욕심의 산물인 것.

이에 대해 한국여성민우회 TV모니터팀의 윤정주 사무국장은 "시청률을 의식해 TV 프로그램들이 계속해서 현실에는 없는 것들을 자극적으로 끌어내고 있다. 이는 제작자들의 도덕 불감증과 어우러져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제작자들의 '아니면 말고' 식의 태도와 솜방망이 처벌으로 조작 방송이 이어진다"면서 "들키면 단순히 사과 한번 하면 되고 들키지 않으면 넘어가는 식으로는 해결이 안된다. 조작에 대한 엄격한 도덕적 잣대와 처벌이 이뤄져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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