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 이색 테스트
12시간동안 농구… 박은혜와 무작정 경복궁 산책…

홍상수 감독(좌), 김영호
배우 김영호가 홍상수 감독과 12시간 마라톤 농구를 펼친 끝에 주인공에 발탁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영호가 주연을 맡아 현재 프랑스에서 촬영 중인 영화 (가제ㆍ감독 홍상수ㆍ제작 영화사 봄)에 캐스팅 되기 전 이색적인 테스트 촬영을 거쳤다.

홍상수 감독은 김영호가 출연한 드라마 을 인상 깊게 보고 김영호를 주인공으로 염두에 두고 만남을 요청했다. 첫 만남에서 홍상수 감독은 간단한 인사 후 “농구를 하자”고 제안했다.

홍 감독은 농구 코치를 지낸 이색 경력을 밝힌 뒤 김영호,스태프와 함께 무려 12시간 가까이 농구를 했다. 홍 감독은 그냥 농구만 한 것이 아니라 김영호가 뛰며 땀 흘리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다음날,홍 감독은 3명의 남자 배우 후보 중 김영호를 주인공으로 확정했다.

홍 감독의 특이한 작업은 캐스팅에서 그치지 않았다. 주인공을 맡기로 한 뒤에도 김영호는 어떤 배역을 할지 알 수 없었다. 1주일에 6번 이상 한 달 가까이 만났지만 배역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상대역인 박은혜와 함께 경복궁을 걷도록 한 뒤 이들이 걷는 모습,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찍고 또 찍었다. 홍 감독은 한 달 뒤에야 화가인 주인공 김성남이 한국을 떠나 파리에서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만나며 기묘하게 인연을 엮는 동선을 카메라에 담아 낼 것이라는 설명을 했다.

등 리얼리티를 중요시하는 작품세계를 구사해 온 감독답게 ‘자연스러움’을 보여주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던 셈이다. 물론 홍 감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김영호가 화가를 만나 화가의 정신 말투 습관을 따라 하도록 주선했다. 다행히 김영호가 배우로 데뷔하기 전 무용음악 작곡가로 활동한 적이 있어 금세 배울 수 있었다.

홍 감독은 낯선 곳에 홀로 여행하는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하도록 프랑스에 매니저가 동행하지 않도록 요청했고,김영호의 실제 옷과 신발 등을 챙겨 가도록 지시했다.

김영호는 9월 중순까지 촬영을 마친 뒤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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