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는 건가? 안하는 건가?'

연극배우 윤석화의 학력 위조 공개 파문으로 문화계에 이어 연예계까지 학력 검증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중 화려한 학력에 비해 공개적인 자리에서 '꿀먹은 벙어리'로 외국어 구사에 인색(?)한 해외파 연예인도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이들에 대한 검증바람도 곧 들이닥칠 태세다.

한국 연예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외파 연예인은 줄 잡아 50명 선에 이른다. 해외 태생이나 이민 혹은 유학까지 해외파들의 면면은 다양하다. 하지만 일부 해외파 연예인은 겉보기 화려한 명성에 비해 어학실력 등의 내실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지 의심을 사기도 한다.

박정현 김윤진 J 등은 한국인이 알아듣기 쉬운 영어 발음을 고민한다고 할 정도로 영어에 정통하다. 한고은 한예슬 등은 오랜 외국 생활로 데뷔 초기 어색한 한국어 발음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프로필에 해외 유학 경력이 있는 배우지만 작품 속에서 영어를 구사하는 장면을 기피하는 사례가 많다. 차인표가 데뷔 초기인 1994 MBC '하얀여로'와 드라마 등에서 영어로 대사를 소화한 것이 아직도 대표적인 '해외파 영어 발음'으로 꼽힐 정도로 쉽게 보기 어렵다.

일례로 귀여운 외모로 최근 주연급으로 급부상한 여배우 A는 해외에서 공부했다는 사실을 밝히기 꺼려하고 있다. 행여 영어라도 시킨다면 자신의 실력이 드러날까 두려워한다는 후문이다.

해외파 가수 역시 마찬가지다. 90년대 후반 아이들 그룹이 활발해지면서, 당시 한국으로 건너온 가수들 중 일부는 영어 구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인차가 있지만 어릴 적 잠시 머물다 한국으로 다시 건너온 경우가 많다.

아이들 그룹 출신 가수 B, C는 해외 공연에서 기본적인 회화에도 쩔쩔 매는 모습을 보여줬다. 당연히 수준급의 영어를 구사할 줄 알았던 주변을 당황시킨 것은 물론이다.

이런 경우들은 적극적인 위조의 수준은 아니더라도 '해외파'라는 화려한 외피를 이용하려 했다는 도덕적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해외파'라면 무조건 선망의 대상으로 쳐다보는 대중의 문화사대주의도 이런 풍조를 낳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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