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2007년 미스코리아 진 이지선
"전세계적인 공감할 한국의 미 보여주겠다"
"일에 당당하고 삶에는 열정적 따뜻한 시선 갖춘 사람이 이 시대에 맞는 미인상이죠"

“과연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미스코리아로 1년 동안 활동하면서 보여드리겠습니다.”2007년 미스코리아 진 이지선의 그의 당당한 수상 소감처럼 미래에 대한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사진=스포츠한국 김지곤기자 jgkim@sportshankook.co.kr
그가 나타나자마자 모든 이의 시선이 고정됐다. 169cm의 키에 47kg의 몸무게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 덕분이다. 동그란 눈동자와 당당한 말투에서 뿜어져나오는 당당함이 그의 매력을 더하게 했다.

제 51회 2007 미스코리아 진(眞) 이지선은 미스코리아의 조건과 딱 어울리는 여인이다. 지덕체(智德體)를 고룬 갖춘 2007년판 미인이다.

본선 대회 당시 한미자유협정(FTA)에 대한 질문에 대해 자신만의 견해를 당당히 밝혀 보는 이들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든 지성의 소유자다.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 패션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세상의 다양한 시각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그의 매력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이지선의 미스코리아 도전은 우연처럼 이뤄졌다. 올해초 방학을 맞아 귀국했다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미스코리아 서울 예선에 도전했다. 5월 한달 동안 준비한 것에 불과한데 덜컥 서울 진이 되고 말았다.

“미스코리아에 도전하기엔 어린 나이가 아니에요(그는 아슬아슬하게 본선일 기준 만24세 이하라는 조건에 맞는, 83년생이다). 미스코리아 본선에서 서울 대회 입상자가 좋은 성적을 낸다는 말에 살짝 미스코리아 진을 욕심냈죠. 정말 꿈 같은 몇 개월이었어요.”

이지선은 한의원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주부인 어머니의 도움을 빠뜨리지 않았다. 본선 대회를 앞두고 아침에 일어나서 한국일보를 훑어보면서 시사 상식을 키웠다. 부족한 부분은 아침마다 자료를 조사해준 어머니의 도움이 컸다.

“미스코리아 대회에 참가하면서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알게 됐어요. 어떤 이는 제가 아주 재벌집 딸이라 돈도 많을 거라고 하는데, 사실과 달라요. 참가비용도 거의 안드는 데다 메이크업이나 드레스 대여 비용도 모두 도움을 받거든요. 이브닝드레스도 앙드레김 디자이너의 도움으로 마련한 거예요. 아마 10원도 안쓰고 미스코리아에 참가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지선은 본선 대회 당시 미모 뿐만 아니라 당당한 자신감으로 관심을 모았다. FTA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말과 미스코리아가 됐으니 앞으로 1년 동안 그 자격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는 단단한 내적 매력을 가늠케했다.

“미스코리아에 대한 생각도 성숙해지면서 많이 달라지더라고요. 초등학교 때는 미스코리아가 여왕처럼 느껴졌죠. 고등학교 시절에는 여성상품화라는 시각에 대해서 어느 정도 동조한 적도 있어요. 얼마전부터 2006년 미스코리아 진인 이하늬 같은 분을 볼 때면 세계에 한국의 미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게 됐죠.”

이지선은 이 시대의 미스코리아를 ‘알파걸’과 동의어라고 표현했다. 미적인 매력과 세상을 바라보는 거침없고 당당한 자신감이 요즘 시대가 원하는 미인상이라는 게 그의 표현이다. 이지선은 “하는 일에 당당하고, 삶에 열정적이고,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사람을 뽑는 게 미스코리아 대회”라고 말했다.

“이하늬 같은 선배가 한국의 미를 잘 알리졌잖아요.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죠. 하지만 적당한 부담은 노력을 쏟는 데 자극제가 돼죠. 스스로 미스코리아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더욱 힘을 내고 있어요.”

이지선은 미스코리아 대회 직후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걸 보면서 달라진 자신의 현실을 깨닫게 됐다. 이젠 혼자만의 몸이 아니다. 최소한 앞으로 1년 동안은 한국의 미의 표준이 자신을 기준으로 움직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말과 행동에 열과 성을 쏟을 계획이다.

“흔히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이라고 말하잖아요. 그렇다고 한국적인 것만이 최선나 최고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느낌을 담아내야겠죠.”

이지선은 미스코리아의 50년 역사를 이어 또 다른 반세기를 준비하고 있다. 세상이 변한만큼 미의 기준은 나날이 색깔을 바꾸고 있다. 이지선의 표현대로라면 변하지 않는 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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