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토크토크] 드라마 '한성별곡-正' 박선영

박선영은 프로 골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그는 SBS 골프채널 에서 MC를 보며 ‘골프 선생’으로 나섰다. “좀 더 젊었다면 프로 골퍼로 나섰을 겁니다. 라운드를 돌 때 나이는 무시할 수 없더라고요.(웃음)”
“요즘 젊은 친구들이 저를 알아볼까요?”

배우 박선영(37)은 요새 젊은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까 걱정이다. 3년 만에 컴백해 출연했던 SBS 금요드라마 에서는 ‘외국인 아니냐’는 소리까지 들었단다.

3년의 공백이 그렇게 클 줄 예상치 못했다는 박선영. 하지만 1993년 당시 핫이슈가 됐던 영화 를 떠올리는 사람이라면 배우 박선영을 쉽게 연상할 수 있다.

‘남장’ 역할로 일약 스타로 부상했다가 어느 새 여유와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30대 중반의 여인으로 돌아온 박선영을 만나보자.

#현실=첫 사극, 첫 악역

배우 박선영은 벌써 데뷔한 지 15년이 됐다. 그는 1992년 MBC 21기 공채탤런트로 입사해 첫 드라마로 MBC 드라마 에 출연했다.

박선영은 에서 배우 김희애를 좋아하는 ‘게이’ 역할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은 90년대를 대표하는 드라마일 정도로 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터라 박선영의 ‘이상스러운’ 연기는 단박에 화제가 됐다.

“저는 어릴 때부터 항상 커트 머리를 즐겨할 정도로 남자 아이처럼 자랐어요. 에 출연할 때도 당연히 커트 머리에 목소리도 굵직해서 오해를 많이 받았죠.

당시에는 키가 큰 배우가 없어서 168cm인 제가 더 도드라져 보였을 거예요. 하지만 그 때 관심을 한 몸에 받아서 에 출연한 계기가 됐죠.”

박선영은 그 이후 현대극에만 출연했다. 도시적인 외모에 중성적인 이미지가 커리어우먼 등 딱딱한 역할을 주로 맡는 이유였다. 박선영은 최근 헤어스타일을 바꿨다.

항상 커트를 고수하던 그가 어깨까지 머리카락을 기르고 사극에 도전한 것이다. 박선영은 9일부터 방송되는 KBS 2TV 새 월화 미니시리즈 에서 대전상궁인 조상궁 역에 나선다. 그것도 악역으로 말이다.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사극을 해보네요. 게다가 악역을 맡았어요. 첫 사극에 처음으로 악역을 맡아보니 어색하더라고요. 극중에서 한복도 처음 입어보는 것이라 어색하긴 마찬가지였어요. 또 극중에서 온갖 계략으로 왕까지 독살하려고 하는 역이라서 눈빛연기도 중요하더군요.(웃음)”

박선영은 처음으로 머리카락을 기르고 쪽진 머리로 카리스마를 내뿜을 예정이다. 에는 신인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박선영의 역할도 중요하다.

아무리 첫 사극이라고 하지만 후배들 앞에서 긴장하는 모습보다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행동에 신경이 쓰인단다.

“현대극이 편하게 실생활을 하는 것처럼 연기를 펼친다면, 사극은 하나의 인물을 제대로 만드는 작업인 것 같아요. 사극의 인물은 말투부터 행동까지 정말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섬세한 작업이에요. 다음에도 사극에서 제의가 들어온다면 또 하고 싶을 정도에요.”

#도전=첫 아줌마, 첫 코믹

박선영은 아직 ‘기혼녀’ 역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제대로 기회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박선영은 여배우가 나이를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아이 엄마로 등장하는 것에 부담감은 없다.

하지만 자신의 나이보다 열살 많은 캐릭터 제의가 들어오면 당황스럽단다.

“언젠가는 아줌마 역할을 하며 나이들어 가겠죠. 하지만 제 나이에 비해서 10년이나 늙어보이는 역이나 대학생 자녀를 둔 엄마 역도 들어왔는데 좀 기피하게 되더라고요.

더군다나 20년 정도 차이나는 선배님들과 부부로 나오는 역이 들어왔을 때는 적응이 안됐어요.”

박선영은 배우 견미리와 친구로 등장할 뻔도 했다. 박선영은 현재 싱글이지만 아줌마 역이 들어와도 “속상하지 않다”고 힘주어 말한다. 자신의 나이에 맞는 아줌마 역이라면 당장이라도 ‘OK’다.

박선영은 평범한 아줌마보다는 강단있고 ‘성깔’있는 아줌마를 해보고 싶단다.

“그냥 아줌마는 재미없을 것 같아요. 스릴러에 도전도 해보고 싶고, MBC 시트콤 에서 박해미 정준하 커플도 재미있어요. 박해미씨 역이 탐나기도 하던데요.”

박선영은 코믹한 연기에도 새롭게 도전한다. 사전제작 골프드라마에서 골프장 여사장으로 출연할 계획이다. 박선영은 이번 드라마에서 과거 유명 술집 마담이라는 과거를 숨기고 골프장을 차린 설정으로 등장한다.

“개그우먼 김미화 선배와 함께 출연을 하는데 코믹 연기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외모적으로 강하게 생긴 탓인지 코믹한 드라마에서도 항상 뻣뻣한 연기를 요구하시더라고요. 이번에는 어떤 연기를 펼치게 될 지 기대가 됩니다.”

박선영의 하반기 스케줄표에는 드라마와 영화 촬영으로 빼곡한 일정이 정리돼 있다. 3년의 공백을 모두 채워가려는 욕심이다. 박선영은 앞으로 액션신도 마다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여배우가 30대 중반을 넘어섰다고 액션신을 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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