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후' 성추행 관련 방송에 네티즌 격분

MBC 시사프로그램 '뉴스후'가 지난 23일 성추행과 관련된 방송을 내보냈다. 뉴스후는 세 가지 사건에 대한 심층 취재를 통해 한국 사회가 성범죄에 관대한 경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가장 처음 소개된 사건은 박명수 전 우리은행(농구팀) 감독의 성추행 파문이었다. 박명수 전 감독은 미국 전지훈련 중 소속팀 선수를 숙소로 불러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방송에서는 감독이 팀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갖고 있어 어린 선수들이 저항하기 어려운데다 구단 측이 안일하게 대응해 이러한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뉴스후는 어린 제자들을 성추행한 초등학교 교사에 대해서도 방송했다. 교사 한모씨가 학생들이 모두 보는 자리에서 여학생을 무릎에 앉혀놓고 몸을 더듬는 행동을 서슴없이 했다는 것. 피해 학생이 졸업한 후 그 부모들이 문제의 교사를 고소하면서 그러한 일이 알려졌다고 한다.

문제는 어린 제자를 상대로 성추행을 한 교사를 덮어주려 한 학교 측의 행동이었다. 동료 교사들이 형량을 낮춰달라는 탄원서를 작성했다고. 방송에 출연한 학부모들은 해당 교사를 파면 시키라는 내용의 탄원서일 줄 알았는데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였다며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성범죄를 가볍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를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은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이었다. 최연희 의원 성추행 사건은 최연희 의원이 취중 한 언론사 여기자의 가슴을 만져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다. 얼마 전 열렸던 2심 공판에서 선고유예 판결이 나와 논란이 됐다.

그런데 최연희 의원이 활동하는 동해지역의 일부 시민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술 마시면 그럴 수도 있다', '남자가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심지어 최연희 의원 보좌관은 당시에 혐의를 부인했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었다며 억울해 했다.

방송을 본 네티즌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범죄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범죄가 아님에도 최연희 의원이 아무렇지도 않게 활동하게 된 것은 '그럴 수도 있다'며 최연희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힘이 컸다는 의견이다. 몇몇 네티즌은 뉴스후 시청자 게시판에 '딸을 낳지 않는 게 마음 편하겠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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