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보아 미니홈피 해킹 당해… 협박범에게 3,500만원 뜯겨

또다시 '사생활 유포'다.

톱스타 보아가 자신의 미니홈피를 해킹당하고 협박범에게 3,500만원까지 건넨 것으로 알려지자 팬들은 물론 연예 관계자들도 충격에 휩싸였다. 사생활 공개를 두려워하는 연예인의 약점을 악용한 범죄인데다 피해자가 쉽게 만나기 어려운 보아라는 점에서다.

해킹당한 자료는 보아와 그룹 god 출신 데니안이 함께 찍은 사진과 주고받은 이메일. 모 대학 정보통신학과에 재학 중인 서 모 씨는 이를 해킹하고 보아 측을 협박해 돈을 뜯어냈다.

대중의 관심사인 연예인의 사생활을 들춰내고 돈까지 요구하는 범죄에 연예계는 경악하고 있다. 특히 연예인 사생활을 파헤치는데 표적이 돼 온 '미니홈피'를 토대로 범죄가 일어나자 곳곳에서는 우려 섞인 비판이 터져 나온다.

10여 년간 가요계에 몸담은 중견 제작자는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지나친 관심이 범법수위에 이를 정도로 극명한 사례를 남겼다"면서 "미니홈피가 팬과 연예인의 소통 장이기도 하지만 자칫 관리 부재로 인한 치명적 이미지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고 전했다.

보아 측은 "실제와 다른 내용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해 매니저가 범인과 연락을 취하는 과정에서 돈을 건넸다"라며 "데니안에게 재차 메일을 통해 협박을 해 와 수사를 의뢰해 범인을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처음 협박을 받았을 때는 신고하지 못하다가 2차 협박이 시작되자 신고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사생활 유포를 빌미로 협박을 당하면서도 말 못하고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연예인의 현주소다.

피해자는 보아 뿐 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연인 사이인 박지윤, 최동석 KBS 아나운서의 사생활을 담은 사진이 미니홈피 해킹으로 대량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결혼을 앞둔 연인의 모습이었지만 뉴스를 전하는 공인이었던 만큼 당사자는 물론 이를 바라보는 대중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은 대중의 관심사다. TV를 벗어난 연예인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길 원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호기심이다.

하지만 무차별적인 사생활 유출과 이를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이는 일부는 비난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연예 관계자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보호받을 장치는 제도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지만 공인의 인권을 존중해주는 토대는 마련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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