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송국 내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시청자들을 TV 앞에 붙잡아 놓는 방송국 간판 프로그램인 오락과 드라마 제작 부문 간에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각종 오락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예능국의 경우 같은 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다수의 프로그램이 포진돼 있는 반면 드라마국은 방영이 예정된 드라마가 차일피일 미뤄지는가 하면 시청률도 경쟁 방송사의 인기 드라마에 밀려 죽을 쑤고 있다.

시청률이라는 게 경쟁사 상황에 따라 완급과 고저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재 예능국은 드라마국한테는 부러움의 대상인 것만은 분명한 셈.

예능국을 견인하고 있는 간판 오락 프로그램은 매주 토요일 오후 방영되는 '무한도전'이다. '무한도전'은 2일 전국 가구 시청률 17.8%(이하 TNS미디어코리아 조사)를 기록, 타사의 쟁쟁한 오락 프로그램을 제치고 동 시간대 1위를 거머쥐었다.

이 프로그램의 인기는 매주 기발한 콘셉트를 채택하는 데다 각기 다른 개성을 보유한 여섯 명의 출연진에서 나온다.

매주 수요일 밤에 방영되는 '황금어장' 역시 예능국의 효자 프로그램으로 인기 상한가를 기록중이다. 6일에는 전국 가구 시청률 16.9%로 동 시간대 1위를 달렸다. 화제의 코너 '무릎팍 도사'와 새로 마련된 '라디오 스타'가 인기 쌍끌이의 주역으로꼽힌다.

'경제야 놀자' '동안클럽' '몰래카메라' 세 코너의 고른 인기를 바탕으로 일요일 오후에 방영되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3일에는 전국 가구 시청률 14.8%로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일일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은 평일 시청률이 17~20%대에 달하고 일요일 오후 재방송에서도 15%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이킥'의 선전으로 SBS는 메인뉴스인 '8뉴스'의 평일 시청률이 4~6%대에 그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이밖에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는 '놀러와', 봄 개편 때 신설한 신인 양성 프로젝트 '쇼바이벌' 등도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

최영근 MBC 예능국장은 인기 고공행진의 비결에 대해 "창조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 특성상 자유로운 분위기를 중시한 결과"라면서 "먹힐 수 있는 포맷, 이른바기본기 개발에 충실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례로 예능국은 작년부터 국 직원들을 상대로 추석 등과 같은 연휴특집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다. 우수 아이디어를 내 이 아이디어가 채택되고 아이디어가 반영된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으면 상금도 준다. 내친 김에 18일에는 전 예능국 직원 7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합숙도 할 예정이다.

이에 비해 간판 드라마인 월화극과 수목극, 주말극 모두 경쟁사 작품 기세에 밀려 맥을 못추고 있다. 월화미니시리즈 '신현모양처'는 5% 대의 부진한 성적으로 출발했으며 수목극 '메리대구 공방전' 역시 동 시간대 최하위 시청률을 기록했다. 제작비만 60억 원을 투입했다는 블록버스터 주말드라마 '에어시티'도 이정재와 최지우라는 이름값이 무색하게 10%대 초반의 시청률로 간신히 체면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드라마국은 배용준이라는 한류 스타와 450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로 방영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태왕사신기'의 잇단 방영 연기로 울상이다.

수세에 몰린 MBC가 '태왕사신기'라는 히든카드를 꺼내들기도 전에 방영 연기 논란으로 시청자들의 반발은 물론 노조의 거센 비판 등으로 안팎으로 어려움만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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