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만에 퇴원, 故김형은 납골당 찾아… 허망한 눈빛 "죽음 실감 안나"

미녀삼총사의 멤버 장경희가 지난해 12월 대형 교통사고 이후 반 년 만에 처음으로 병원을 나서 고 김형은의 유골이 안치된 납골당을 찾았다.

지난 1일 장경희가 친구를 만나기 위해 방문한 청아공원은 따뜻한 햇살이 가득했다. 장경희는 오랜 병원 생활로 겨울 봄 초여름을 모두 잊고 산 탓인지 따뜻한 햇살과 푸른 풍경에 생경함을 느끼는 듯 했다. 장경희는 작은 국화꽃을 손에 쥐고 천천히 김형은의 납골당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장경희는 다소 덤덤한 모습으로 친구의 납골함을 봐라보며 국화꽃을 전했다.

"형은이는 여기서 웃고 있네요." 아무 말도 없이 묵묵히 납골함을 바라보던 장경희의 첫마디였다. 장경희는 김형은의 사진, 유품, 납골함 하나하나와 대화를 나눴다. 장경희는 뭐라고 말을 하려는 듯 입을 열었지만 연신 침을 삼키다 말문을 닫아버렸다.

지난 1월12일, 김형은이 경기도 일산 청아공원에 안치되던 날은 동료들의 뜨거운 눈물까지 얼어버릴 만큼 춥고 시린 날이었다. 장경희는 당시 병원 침대에 누워 친구의 가는 길을 바라보면 덧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날 사고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요. 당시 내가 피를 흘리고 외상이 많아 사람들이 저를 추스르고 있었죠. 형은이는 사고 충격으로 의자 밑쪽으로 떨어져 몸을 구부리고 있었어요. 119대원들이 형은이를 세워서 의자에 앉혔고, 그리고 갑자기 형은이가 숨을 못 쉬겠다고…"

장경희는 그것이 형은이와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띄엄띄엄 말을 이었다.

장경희는 다시 납골당 안을 서성이며 김형은의 흔적을 찾았다. "저거 형은이가 최근까지 자주 쓰는 안경이에요. 이때는 형은이가 좀 통통 했었는데…. 이때는 앨범 발표하고 안무연습하면서 살을 좀 뺐었죠. 이 사진이 최근이네요. 날씬한 모습이요. 강아지를 정말 좋아하는데 애완견 사진까지 같이 있네."

장경희는 김형은과 추억을 곱씹다 그만 감정이 북받치고 말았다. 장경희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고, 그 모습은 주룩주룩 눈물을 흘러내리는 모습보다 더 슬펐다.

"저는 이제 안 울 거예요. 여기 오기 전부터 울지 않으려고 마음먹었어요. 이게 형은이와 제 방식이거든요. 여기까지 왔는데도 사실 실감이 안나요. 형은이 납골함을 봐도 실감이 안 나네요."

장경희의 몸은 아직 완벽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다. 오른쪽 눈썹 밑에서는 여전히 진한 흉터가 남아있고 오랜 병원 생활로 근력도 떨어질 때로 떨어진 상태다. 퇴원했지만 일주일에 4,5일은 병원에 가야 한다. 장경희가 빠르게 건강하게 몸을 회복한 후 김형은과 함께 계획했던 미래로 빨리 다가갈 수 있기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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