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sbs 황금신부 홍은희 '발랄·코믹 코드'…정말 하고싶었던 역할
'철부지 노처녀' 도전…다섯살 애엄마 맞아? 19개월만에 복귀 신인마음으로 연기할래

홍은희는 보랏빛 원피스에 화사한 미소로 다섯살 아이의 엄마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풋풋함을 과시했다. 그래도 아이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쩔 수 없는 ‘아줌마’가 된다. “곧 있으면 제 아이 동우도 인터넷 얼짱스타로 등극할 지 몰라요. 호호.”
“못 알아 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오히려 좋던데요.”

1년 7개월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었던 탓일까? 배우 홍은희는 요새 거리를 활보해도 별로 알아보는 사람이 없단다. 서운하지는 않느냐는 반문에 홍은희는 지긋이 미소를 띄운다.

“그만큼 새로운 모습으로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어서 더욱 설레요. 신인 같은 느낌이랄까요?”라며 얼굴에 홍조를 띤다. 홍은희는 어깨까지 내려온 머리카락을 손으로 넘기며 입가에 웃음을 지우지 않은 채 인터뷰를 이어갔다.

#청순, 가련 NO!

홍은희는 1998년 MBC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한 이래 청순함과 도도한 연기를 주로 해왔다. 그는 2001년 MBC 드라마 에서 주인공 임상옥(이재룡)의 조신한 아내 미금을 시작으로 KBS 1TV TV소설 의 영실 등 가련한 여인을 선보였다.

SBS 드라마 와 에서는 도도한 역할로 시청자들의 미움도 받았다. 홍은희는 7월초부터 방송되는 SBS 주말드라마 (극본 박현주ㆍ연출 운군일)에서 ‘철부지 노처녀’ 강원미 역으로 ‘발랄코드’를 선보인다.

“청순 가련 도도한 연기는 다 해봤는데 발랄하고 코믹한 연기는 한 번도 안해봤어요. 그런데 이번 기회에 정말 하고 싶었던 역할을 하게 됐죠. (골똘히 생각하더니) 말하자면, 푼수예요. KBS 2TV 을 보신 분들이라면 저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실 거예요.”

의 박현주 작가는 홍은희를 직접 캐스팅했다. 제작진은 홍은희를 ‘철부지 노처녀’ 역할에 캐스팅하는 것에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박 작가는 의 MC로 활약하던 홍은희의 진솔한 모습을 보고 바로 캐스팅 제의를 했다. 홍은희 또한 밝은 캐릭터에 목말라 있던 터라 마다할 이유가 없었고, 에 가장 먼저 안착한 배우가 됐다.

“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실제로는 재미있는 사람이거든요.(웃음) 그 방송을 보시고 박 작가님께서 ‘저 아이를 한 번 풀어봤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셨대요. 사실 을 할 때 70분 동안 생방송을 했던 적도 있어서 가식적으로는 절대 할 수 없어요. 출연자들에게 이야기를 끌어내는 게 MC의 몫인데 가식적으로 대할 수는 없더라고요.”

홍은희는 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지금까지 출연했던 그 어떤 드라마보다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홍은희에게 은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해준 프로그램이다.

#가족사랑 YES!

홍은희는 남편이자 배우인 유준상과 취미가 같다. 미술을 좋아해 갤러리도 같이 다니며 그림도 직접 그리는 사이좋은 부부다. 두 사람은 그림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집의 지하실에 작업실도 마련해뒀다.

“남편과는 취미가 같아서 자주 갤러리를 찾곤 해요. 결혼 전에 남편은 유화를 그렸고, 저는 사군자를 배우고 있었는데 남편이 그러더군요. ‘유화와 사군자를 그리니 동서양의 만남이다’며 좋아하더라고요. 지금은 수채화를 주로 그려요. 잘 그리지는 못하지만 취미니까 부담은 없어요.”

홍은희는 5살 난 아들 동우를 끔찍이 생각한다.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동우는 현재 유치원에 다니며 요새 아이들처럼 말도 잘해 소위 ‘어린이’ 취급을 받고 있다.

“벌써 5살이냐고 놀라시는 분들이 많아요. 세월이 참 빠른 것 같아요. 하지만 아이들 크는 것을 보고 있자면 시간은 저절로 가는 것 같아요. 예전에 엄마들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는 말을 하셨는데 그럴 정도로 아이를 보는 게 좋아요. 제가 이럴 정도인데 제 부모님은 어떠셨을지 상상이 가요.”

홍은희는 아이를 낳은 이후에 부모님을 위하는 마음도 달라졌다. 결혼하기 전에는 응석받이처럼 뭐든지 해주기를 바랐지만 이제는 무언가를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얼마 전에는 엄마와 추억을 만들고 싶어 잡지 화보 촬영도 함께 했다.

“예전부터 엄마와 함께 화보 촬영을 하자는 제의가 많았어요. 그때마다 엄마는 쑥스러우시다며 마다하셨는데 이번에 다시 여쭤보니 ‘그럼 해볼까?’ 하시더라고요. 엄마도 저처럼 딸과의 추억을 만들고 싶으셨나봐요. 얼마전에는 그 사진 덕분에 인터넷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1위도 했어요. ‘엄마 덕분에 검색어 1위도 다 해보네’라고 말씀드렸더니 은근히 좋아하시더라고요.”

홍은희는 현재 무척 행복하다. 남편과 아이도 모두 건강하고 자신도 이제 일을 시작해 새로운 생활을 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를 통해 ‘저 사람이 홍은희가 맞아?’ 할 정도의 반응이 나오면 성공한 것이에요. 저는 그런 평가를 바라고 이번 역할에 도전했어요. 개그맨 김경식씨와 파트너로 나와서 더욱 재미있는 웃음을 선사할 계획이에요. 억지스럽지 않은 웃음 코드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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