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백지연(43)이 공인의 자세를 지키기 위해 수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CF를 거절해 눈길을 끈다.

백지연은 최근 국내 굴지 그룹의 CF 촬영 차 지방에 있는 촬영장을 찾았다. S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백지연의 SBS 전망대'의 진행도 맡고 있는 백지연은 이날 새벽 CF 촬영을 빨리 끝내고 새벽 5시까지 라디오 진행을 위해 서울에 도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광고 촬영이 시작되고 멘트 중 "저도 이 상품을 구입했습니다"라는 문구를 발견한 백지연은 그 자리에서 문구를 수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자신은 그 상품을 산 적이 없는데 광고 촬영이라는 이유로 거짓을 말할 수는 없었던 것.

백지연의 수정 요청으로 광고 촬영은 잠시 중단되고 결국 광고 담당자는 문구와 비슷한 멘트를 넣는 방안과 CF 촬영 후 상품을 구입하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백지연은 "내가 직접 그 상품을 샀다면 모르지만 사지 않은 걸 샀다고 말하는 건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는 데다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 신뢰성에 문제가 된다"며 문구 수정을 정중히 다시 요청했다. 결국 광고 진행자 쪽과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백지연은 거액의 계약금을 포기하고 라디오 진행을 위해 서울로 돌아왔다.

이 소식을 들은 '백지연의 SBS 전망대' 이영일 PD는 "백지연씨에게 많은 CF 문의가 온다고 들었다. 공인인 그가 진실을 이야기하는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사명감으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것 같아 무척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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