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랑하기 좋은 날'로 신고식
"포기의 순간 오기… 이젠 자신감"

배우 이지현이 “쥬얼리 활동 때에 비하면 그렇게 화려하게 차려입은 것도 아닌데, 오랜만이라서 완벽하게 꾸며서 그런지 어색한 것 같아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무대 위에 화려한 ‘보석’이었던 이지현이 안방극장의 보석으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마쳤다.

초여름의 청량함이 온몸으로 스며드는 5월초 어느날의 오후, 이지현은 특유의 청량감을 뿜으며 인터뷰 장소로 들어섰다.

“오늘 오랜만에 메이크업도 진하게 하고 옷도 화려하게 입었어요. 가수 활동 이후 화려하게 꾸밀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만큼은 예쁘게 꾸며도 될 것 같아서요.”

이지현은 인기 그룹 쥬얼리의 멤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라는 타이틀곡에 걸맞게 어딜 가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2005년 겨울 ‘연기자 이지현’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쥬얼리를 탈퇴했다. 이 과정은 나비가 다시 애벌레로 돌아가는 것과 같았다. 이지현은 화려한 날개를 과감하게 버리고 1년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애벌레시기를 거쳤다.

그리고 이제 막 SBS 아침드라마 을 통해 ‘연기자 이지현’라는 새로운 날개를 펼치게 됐다. 새로운 날갯짓에 앞서 그는 새 날개가 어떤 빛깔일지 어떤 모양일지 내심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연기라는 것이 하면 할수록 힘들고 어려워요. 지금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인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조차 모르겠어요. 많이 고민하고 준비했다고 자부하는데 아직은 브라운관을 통해 보는 제 모습이 낯설고 어색하기만 해요.”

무대와 브라운관의 차이는 컸다. 연기는 자기 자신, 자기 무대만 잘 해내면 됐던 가수와는 달랐다. 연기는 단 한 장면을 촬영하는데도 수십 명의 연기자와 수십 명의 스태프와 호흡을 맞춰야 했다.

이지현은 낯을 가리는 자신의 성격은 어쩌면 배우보다 가수가 잘 어울릴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낙담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벌레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지현은 자기 자신에게 관대해 졌고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자신감도 붙었다.

“쥬얼리 이후 1년 6개월 동안 연기공부를 하면서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유학을 갈까, 시집을 갈까, 해외로 떠날까 별의별 생각도 다 해봤고요. 연기를 하려면 성격자체를 바꿔야 할 것 같은데 힘들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점점 ‘하고 싶은 일은 한번 해보자’는 오기가 들더라고요. 이제 힘들어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자신감 같은 게 생겼어요.”

이지현은 최고의 인기배우가 되거나 한류스타에 대한 욕심도 없어 보였다. 이지현의 목표는 작품에 편안하게 녹아 들어가는 연기자다. 시청자에게 편안하고 밝은 이미지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충분히 화려하거나 개성이 강한 모습을 보여드렸잖아요. 이제는 이지현이 나오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물론 지금은 가수 이지현의 모습을 벗어내는 게 중요하겠죠. 오늘의 목표는 ‘내일이 기대되는 연기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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