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가수 '슈'서 배우 '유수영'으로 제2인생
오랜만에 발랄한 캐릭터 맡아 즐거워… "가수로 받은 사랑 연기로 보답할래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슈(본명 유수영ㆍ25)는 가수 무대가 아닌 뮤지컬 무대에 서면 ‘유수영’이 된다. 그룹 S.E.S의 멤버로 활동할 때와 또 다른 존재가 된다.

실제로 ‘뮤지컬’이라는 단어를 말할 때, 그는 달라진다. 얼굴에 화색을 띄고 호기심 어린 눈망울을 반짝거린다. 슈에게 ‘뮤지컬’은 자신의 본명인 ‘유수영’이라는 이름을 걸고 팬들과 나누는 약속이다.

슈는 또 다시 자신과, 그리고 팬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대에 오른다. 슈는 이달 중순 일본에서 공연될 뮤지컬 에 오르기 위해 일본으로 향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날갯짓을 멈추지 않는 슈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 내가 부른 이름, 가수!

“이제 가수에 대한 계획은 없어요. 아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죠. 가수로 제 이름을 알리고 사랑을 받았지만, 이제 그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어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가능할까요?”

슈는 가수가 되고 싶어 부모님 몰래 가수의 꿈을 키웠다. 슈는 집안의 늦둥이로 부모님의 아낌없는 사랑으로 자랐다. 그런 그가 가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힘들 것 같다는 이유 때문에 반대했다.

“바다 언니와 유진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바다 언니와 유진이 첫 솔로 앨범을 내고 활동할 때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라이벌이 아니냐고 묻는 분들도 계신데(한숨), 자매나 다름 없어요(웃음).”

슈는 바다와 유진을 ‘가수’라는 직업을 통해 만난 사람들인 만큼 음악에도 애착이 있다. 하지만 당분간 가수로서 이름을 버릴 생각이다. 슈는 오로지 연기에만 힘을 쏟아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싶은 뜻을 내비쳤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힘든 것 같아요. 어떤 때는 감정없이 대사를 하는 것 같아 무서워요. 대사에 길들여져 아무 감정없이 내뱉는 저를 발견할 때면 자책을 하게 되죠. 그럴 때마다 바다 언니와 유진이 옆에서 많은 조언을 해 줘요. 바다 언니는 제가 뮤지컬을 통해 연기를 시작했을 때 부럽다고 하더군요. 연극영화과 출신이라서 그런 모양이에요.”

슈는 이제 가수는 없다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다. 또 다른 탈출구를 아예 차단했다. 바로 연기, 한 가지에만 매진하겠다는 욕심이다.

그 욕심과 열정을 위해 발걸음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독립영화에 관심을 쏟는 이유도, 플라밍고를 배우는 배경도 모두 연기 때문이다.


# 내게 꽃이 된 이름, 뮤지컬!

“뮤지컬을 한 것은 가수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였어요.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하기도 해요. 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각오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죠(웃음).”

슈는 에서 여자 주인공 가브리엘의 친구 ‘테이라’ 역을 맡아 일본의 아이들 그룹 NewS의 멤버 코야마 케이치로, 가수 타마키 나미와 호흡을 맞춘다.

이 뮤지컬은 미국 디즈니 채널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동명의 TV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일본 후지TV에서 제작했다.

“대개 연극이나 뮤지컬은 한 달 정도 연습해서 공연을 해요. 이번 뮤지컬은 원작의 연출가와 연출가와 안무가가 직접 이번 뮤지컬도 담당하게 돼 준비할 게 많아요. 6월 공연 예정인데 4월 중 일본에서 만나 두 달 동안 연습을 감행할 것 같아요. 힘들겠지만 기대가 더 커요.”

슈는 2001년 일본에서 연극 으로 가수가 아닌 배우로 무대에 처음 섰다. 이후 뮤지컬 에서 노래와 춤, 그리고 연기를 동시에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슈는 “두 작품이 슬픔을 간직한 여인이어서 실생활도 우울했어요”라고 고백할만큼 색다른 도전에 푹 빠져 살았다. 이번에는 슈는 이 발랄한 여고생 캐릭터인 데다 안무가 많아서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오랜만에 쾌활한 캐릭터를 맡아 설레요(웃음). 고등학교 때 치어리더로도 활동했는데 우연찮게 치어리더들이 나오는 장면이 많더라고요. 그 장면에 제가 출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적역이 아닐까 싶어요”

슈는 으로 무대에 올라 기립박수를 받은 경험을 잊지 않고 있다. 슈는 당시 80회 공연에 1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류 뮤지컬배우 1호’라는 호칭을 받았다.

“한류를 위해 한 일 없는데, 기대 이상의 극찬을 받은 것 같아요. 아직 ‘한류 배우’같은 호칭은 저한테 빨라요. 더 열심히 한다면 그런 호칭이 부끄럽지 않을 때가 오겠죠.”

슈는 이제 가수에서 배우로 안착하려 한다. 슈는 김춘추 시인의 처럼 ‘하나의 몸짓’에서 ‘의미있는 그 무엇’이 되기 위해 정열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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