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팀 평양 방문… "고구려 고분 보니 감격스럽다"

MBC 드라마 '주몽'의 주역 송일국(36)은 "'주몽'은 운명적으로 다가온 작품이었고 고구려 유적의 현장을 직접 밟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평양 방문의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 속에서 재현한 고구려의 흔적을 직접 체험한다는 취지로 평양을 방문 중인 송일국은 20일 동명왕릉과 고구려 고분을 둘러본 뒤 "덕흥리 무덤의 벽화가 가장 인상 깊었다"면서 "말을 타고 활을 쏘는 벽화는 직접 촬영해본 장면이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4박5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해 동명왕릉과 고구려 고분, 조선예술영화촬영소, 모란봉 유적 등을 돌아본 송일국은 한혜진, 전광렬, 오연수, 이계인과 함께 21일 중국 선양을 거쳐 귀국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몽'이 드디어 끝났다.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를 남겼나.

▲타이틀롤이기도 했고 운명적으로 다가온 작품이었다. 그 어떤 작품보다 의미가 있었고 평양에 와서 유적을 보니 뭉클한 기분이 든다. 시기적으로 고구려 역사가 이슈가 되고 있어 주몽 역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몽은 초반에는 유약하다가 점점 성숙해지는 캐릭터였다. 유약한 이미지를 만들어낸 뒤 성숙함으로 연결하기가 어렵지 않았나.

▲중반 이후의 모습은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는데 초반의 유약한 모습은 어떻게 점진적으로 성숙하게 표현해 나갈까 고민됐다. 바보로 보일 수는 없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결과적으로 시청률이 잘 나온 것을 보면 미흡했지만 시청자들께서 잘 봐주셨던 것 같다.

--81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늪에 빠진 장면을 찍고 나서는 이틀 뒤에도 귀에서 진흙이 나왔다. 대소, 영포 왕자와 무술 경합을 벌이는 한 장면에 3일이 걸렸는데 주몽이 남몰래 수련해 진가를 발휘하는 장면이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여서 많이 힘들었지만 찍으면서도 희열을 느꼈고 나중에 보니 제가 봐도 멋있었다(웃음).

--올곧고 영웅적인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 같다.

▲사실 조연으로 악역을 여러 번 맡았는데 갑자기 포인트가 제게 옮겨와 좋은 사람으로 바뀐 적이 종종 있었다. 그래서 '주연 잡아먹는 조연'이라고 기사도 났다(웃음). 아침 드라마를 찍을 때는 끝나고 한 2년 뒤에 한 재미동포 할머니께서 옷 한벌이라도 해주고 싶다고 간곡하게 전화를 주셔서 사양하다가 도리가 아닌 것 같아 받았는데 통장에 500만 원을 넣어주시기도 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 극 중에서도 제가 잘되기를 빌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새로운 역할에 대한 기대는 항상 있다.

--북한 사람들이 고구려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깜짝 놀랐다. 나만 해도 드라마를 하기 전에는 주몽을 고구려를 세운 인물 정도로만 알았고 소서노 등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북한 사람들이 인물의 성격과 특징 등을 잘 알고 있어 아주 놀라웠다. 우리나라에는 고구려 유적이 거의 없는데 여기엔 유적이 많아서 그런지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북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동명왕릉도 좋았지만 덕흥리 고분벽화가 아주 인상 깊었다. 당시의 시대상을 그대로 표현해놓아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 고구려의 힘은 수레바퀴의 힘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수레바퀴 살 하나하나까지 묘사돼 있어 나오기 싫었다. 특히 말을 타면서 활을 쏘는 벽화를 봤을 때는 제가 촬영하면서 직접 해봤던 것이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북한 배우와의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다.

▲북한에서의 일정 중에 동명왕릉을 찾는 것 다음으로 이곳 배우들과의 만남이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했는데 불발돼 안타깝다. 만나면 전해주려고 '주몽' DVD도 챙겨왔는데 아쉽다.

--최근 열애가 화제가 됐다. 결혼할 때가 된 것 같은데.

▲결혼할 때가 된 게 아니라 지났다. 제 친구들은 다 학부모다. 어머니가 스포츠신문 1면에 난 제 기사를 보시더니 '네가 뜨긴 떴구나' 하셨다(웃음). 잘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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