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풀이 개그' 성대모사로 인기폭발… 둘이 힘 합치니 시너지 효과 '두배'

“대한민국 최초의 쌍둥이 개그우먼 자매랍니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이하 개콘)에는 아주 특별한 쌍둥이 자매가 등장한다.

이들은 에서 하나의 코너를 전담해 출연하는 것이 아닌 프로그램 말미에 ‘뒤풀이 개그’ 시간에 잠깐 출연한다. 개그우먼 강주희-강승희(25) 자매는 ‘뒤풀이 개그’에서 짤막한 시간을 쪼개 성대모사로 시청자들을 한 눈에 사로잡았다.

“쌍둥이라서 서로 격려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커요. 반면 따끔한 충고를 주고 받는 라이벌이에요”라고 말하는 강자매. 이들은 쌍둥이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조금씩 다른 매력을 지녔다. 그 매력을 내세워 시나브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우리는 쌍둥이

2분 먼저 태어난 언니 강주희는 2003년 KBS 18기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강주희가 처음 에 출연했을 때 터프한 역할의 강유미와 비교된다.

강주희는 예쁜 척하는 연기를 하는 바람에 ‘비호감 개그우먼’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다행히 강주희는 시청자들로부터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 하지만 ‘개그맨이면 개그맨답게 하라’는 말에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때 TV에 얼마나 예쁘게 나오는지 혈안이 돼 있었던 것 같아요. 시청자들은 정확해요. 제가 예쁘게 보이려고 한다는 걸 알고 지적을 많이 해주셨죠.”(강주희)

강승희는 이제 연예계에 발을 들인 지 2개월 남짓된 신출내기다. 강승희는 어릴 때부터 언니인 강주희를 우상으로 생각할 만큼 강주희가 하는 모든 것을 따라 했다. 강승희는 강주희가 고등학교 시절 연기를 전공할 때도 무척 부러워 했다.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는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언니(강주희)는 예술고등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있었죠. 언니가 마냥 멋있어 보여 대학교에 진학할 때 연극영화과로 진로를 바꿨죠. 제 인생의 절반은 언니의 영향이 커요.”(강승희)

현재 강자매는 에서 성대모사의 ‘달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강주희는 배우 김혜수, 박해미, 개그우먼 정선희 등 특징있고 개성강한 연예인들의 성대모사를 했다.

강승희도 배우 김영애, 서민정, 최민용, 김영옥 등 재미있는 캐릭터를 모아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그 결과 강자매는 ‘연습벌레’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들은 매일 빼놓지 않고 성대모사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항상 같이 다니면서 우울증이라는 단어를 모르고 살아요. 혼자 활동할 때보다 둘이 힘을 합쳐 하니까 용기도 생기고요. 한 마음, 한 몸 같은 기분으로 열심히 해서 최고가 되고 싶어요.”


#우리는 라이벌

강주희-승희 자매는 성대모사로 개그를 펼치는 만큼 목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쓴다. 둘 중 한 사람이라도 기침을 할라치면 감기가 옮을까봐 지레 겁을 먹는다.

“선배들도 항상 목 관리에 신경쓰라고 말씀하세요. 제가 집에서 재채기를 하면 마스크를 하라고 난리에요.”(강승희)

강승희는 언니 강주희가 유난스럽게 구는 게 싫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프로 근성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승희는 에 들어온 지 2개월이 넘었다. 공채 개그맨 출신이 아닌 탓에 또래 개그우먼에게 뒤처지지 않을까 걱정한 나머지 강박 관념에 시달릴 정도다.

“저는 정식 개그맨이라고 할 수도 없어요. 언니 덕에 신년 초 에 출연해 ‘유체이탈’ 코너를 하면서 관심을 받았어요. 둘이 쌍둥이라는 점을 시청자들이 재밌게 봐주신 덕분이죠. 저는 공부를 한다는 마음으로 에 출연하고 있어요.”(강승희)

강주희-승희 자매는 성대모사로 ‘뒤풀이 개그’에 처음 나설 때 잊지 못할 실수를 저질렀다.

강승희는 대사를 까먹었고, 그 때문에 강주희도 제대로 연기를 못하고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강승희는 ‘무대 공포증’을 처음 경험했고 언니인 강주희에게 미안한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쌍둥이 자매라서 관계가 무척 특별할 것이라고 생각하시겠죠? 저희도 살아남기 위해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하는 관계에요. 제가 못해서 언니의 이름에 먹칠할까봐 항상 긴장하고 있어요.”(강승희)

강주희-승희 자매는 성대모사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지는 만큼 부담감도 크다.

이들은 시청자들이 식상함을 느끼지 않도록 매번 새로운 성대모사 모델을 찾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강주희-승희 자매는 시청자들에게 ‘엔도르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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