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강수정 아나운서에 이어 MBC 김성주 아나운서까지 프리랜서를 선언하자 방송사들은 계속되는 인력 유출과 이들의 출연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와 관련해 아나운서의 프리랜서 선언시 일정기간 기존 프로그램을 맡을 수 없도록 제도화하는 방안등 대책이 논의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스타 아나운서들의 퇴사와 이들의 프로그램 출연 문제로 갈등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되풀이되는 논란과 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한국아나운서연합회 차원의 논의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용실 KBS 아나운서협회장은 4일 "현재 해외 공영방송의 사례 등 자료를 수집해 우리 상황에 맞는 제도는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3월 중에는 이에 대한 답이 나올 것이며 MBC 측과도 공동 논의를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나운서의 프리랜서화와 관련, "자본과 명예 중 자본을 선택한다는 것은 시청자의 신뢰를 하락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특히 KBS는 광고나 수신료 문제가 관계된 공영방송으로서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기용에대한 합리적인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퇴사한 아나운서에 대한 자사 프로그램 출연 제한 움직임과 함께 타 방송사 출연 여부도 궁금한 대목이다.

강수정은 KBS '무한지대 큐''연예가 중계'에서 하차했으며 '강수정의 뮤직쇼' DJ도 그만둘 예정이다. 김성주의 경우도 현재 진행중인 MBC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공산이 크다.

이에 KBS와 MBC는 타사 출신의 프리랜서 아나운서를 바로 기용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반면 SBS는 강수정에게 '야심만만'과 '결정! 맛대맛'의 MC를 맡기는 등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을 반기고 있다.

한 SBS 예능국 관계자는 "능력과 재능만 있다면 타 방송사 출신 프리랜서 아나운서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최근 논란은 아나운서의 정체성 문제와도 연결돼 있는데다 각 주체 간에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명확한 해결책이 나오기가 쉽지 않다.

KBS 조건진 아나운서팀장은 "일부에서는 퇴사한 아나운서의 출연을 반대하는 것을 그만두는 동료를 미워하거나 잘 되는 것을 배 아파 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이는 방송사에서 막대한 공금을 들여 양성한 우수한 인력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을 막을 이유는 없다"면서 "다만 KBS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프리랜서가 되면서 갑자기 높은 출연료를 받으며 계속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스타 아나운서의 프리랜서화는 입장 차이에 따라 해석이 엇갈릴 뿐 아니라이에 대한 대처 방안도 관점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방송계가 시청자와 방송사, 아나운서들 모두가 수긍할 만한 적절한 해법을 찾아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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