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고스트 팡팡'서 구미호 역 맡아 복귀… "연기 하려고 1년 기다려"

"김미연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1년을 꼬박 기다렸습니다. 그 동안 정말 참기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이렇게 기다리니 좋은 역이 들어오네요."

독특한 허스키보이스, 슬림한 S라인 몸매와 연체동물 같은 유연한 몸놀림으로 인기를 끈 개그우먼 김미연(27)이 1년의 공백을 깨고 활동을 재개했다. 이번에는 연기자로서다.

그는 14일 첫방송하는 SBS TV 어린이 드라마 '고스트 팡팡'에서 악귀 구미호 역을 맡아 본격적으로 연기에 뛰어들었다. 이 구미호는 낮에는 코믹한 학교 선생님으로 위장하는 까닭에 그로서는 1인2역을 맡은 격이다. 5일 오후 SBS 목동사옥에서 열린 '고스트 팡팡'의 제작발표회에서 그를 만났다.

"구미호 역 아무나 못 맡는 거 아시죠? 송윤아, 고소영, 한예슬, 김태희 등 미녀 스타들만이 거쳐가는 구미호 역을 제가 맡게 돼 너무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2007년 출발이 아주 좋은 것 같아요."

이렇게 '뻔뻔스럽게' 말하며 환화게 웃은 그는 "극중 구미호가 굉장히 섹시하다. 미니스커트에 탱크톱을 잘 입고 나오는데 한창 추울 때 촬영하느라 고생 좀 했다"면서도 "그럼에도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연기자로도 활동 영역을 넓히고 싶었어요. 개그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연기도 하고 싶었다는 거죠. 연기의 기본을 익히기 위해 활동을 접고 개인 레슨을 받았습니다. 제 목소리가 워낙 특이해야죠. 발성부터 익혀나갔어요. 제 목소리로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음반 준비도 했습니다. 연기를 먼저 하게 돼 댄스가수 데뷔 계획은 뒤로 미뤄졌지만 음반도 꼭 낼 겁니다."

그러나 김미연은 "뭔가 대단한, 색다른 변신을 위해 쉬었던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제가 연기를 하게 됐을 때 사람들이 욕하지 않고 받아들여줄 수 있을 정도는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뭔가 내공을 쌓아야겠다고 결심한 거구요. 쉬는 동안 노력한 흔적은 보여주고 싶었어요."

따지고 보면 그는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후부터 3년 주기로 변화를 꾀해왔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MBC 무용단으로 활동했고, 2003년 MBC 공채 개그맨 13기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그러다 2005년 말 SBS 라디오 '이택림ㆍ김미현의 라디오 천하'를 끝으로 연기자와 가수로의 영역 확대를 꿈꾸게 된 것.

원래 예쁜 얼굴이기도 했지만 이날 따라 그는 탤런트 정선경을 쏙 빼닮은 듯한 모습이었다. 살이 좀 오른 덕분일까.

"정선경 씨가 그 얘기를 들면 너무 기분 나빠할 것"이라며 손사래를 친 그는 "그런데 오늘 따라 그런 소리를 많이 듣는다. 말라 보인다고 해서 살을 좀 찌웠는데 그래서 좀 달라보이나…"라며 웃었다.

살을 찌웠다는 그의 현재 허리 사이즈는 21인치. 이날 의상도 이런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는 쪽으로 맞춘 그는 166㎝에 50㎏(그는 보기보다 몸무게는 많이 나갔다)의 S라인을 자랑했다.

"쉬는 동안 TV에 출연하고 싶어 몸이 달아올랐죠. 그래도 독하게 참았습니다. 한 달간 미국 여행도 다녀왔고 천안 부모님 추어탕집에서 지내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마음도 다스리고 준비도 했습니다."

김미연은 "연기를 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세계를 알게 됐고 참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면서 "열심히 즐겁게 할 테니 지켜봐달라"며 활짝 웃었다.

한편 김미연과 함께 박준형, 김숙, 박보드레, 강성필 등의 인기 개그맨들이 포진한 '고스트 팡팡'은 이가미디어, 유비다임, 동우애니메이션이 공동 제작하는 HD 드라마로 회당 6천만 원을 투자하는 야심작. 한국판 '해리 포터'를 내세우며 집 지킴이 귀신을 소재로 한 SF 코믹 드라마다.

제작진은 이날 "'호랑이 선생님'이나 '꾸러기'처럼 지금의 아이들이 커서도 기억하는 좋은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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