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복귀 설렘 뜨거운 연기로… "작품이 날 선택, 피할 수 없는 계시같아요"

배우 이미연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해 보이는 연기자다. 이미연은 올해 나이 서른여섯이다. 연예계 데뷔 20년에 접어들었다. 이미연의 모습은 데뷔 시절이나 지금이나 그다지 변한 게 없어 보인다. 연륜은 엿보일지언정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젊어지는 듯한 인상마저 풍긴다.

이미연은 6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작인 SBS 특별 기획 (극본 권기영ㆍ연출 손정현)에선 20대 중반의 여성을 연기한다. 10년의 세월을 거스르지만 작품 속 이미연의 모습은 자연스럽다.

이에 대해 이미연은 “사람이 나이에 미안하지 않게 사는 건 참 힘든 일이다”라는 여유로운 농담으로 미소를 자아낸다. 외모에서 비춰지는 변함없는 청춘 이면의 깊이 있는 내면을 보여준다.

이미연은 새로움에 대한 설렘을 간직한 채 에 임하고 있다. 6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에 대한 반가움이다. 항상 새로움을 잃지 않고 연기에 임하기에 변함없는 청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인상을 받았다.

#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연기자다

이미연은 에 임하는 근본 자세로 무언가 배우는 것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는 지난 1987년 연예계에 데뷔한 이미연이 20년에 걸친 연예 활동 기간 동안 항상 염두에 뒀던 부분이다.

에서 이미연은 윤계상 이종혁 김은주 등 10년 이상 경력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호흡을 맞춘다. ‘파릇파릇한’ 후배들의 열정과 적극적인 자세는 이미연에게 좋은 공부가 되고 있다.

“연기를 시작한 이후 단 한 순간도 내가 완성된 연기자라는 생각을 가져본 적은 없다.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무언가 하나라도 배우려고 한다. 이는 물론 에서도 해당된다. 무얼 배울지 알 수 없다. 작품이 끝날 때쯤이면 무언가 자연스럽게 내 연기의 자산이 돼 있을 것이다.”

이미연은 7세 연하의 후배인 윤계상과 호흡을 맞추면서도 스스로 독려하고 있다. 윤계상은 그룹 god의 멤버로 가수 출신인 데다 연기 경력도 짧아 대선배 이미연의 입장에선 가르치고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미연은 윤계상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리드하기보다 함께 조율하고 호흡하는 방식을 택한다.

“가수 출신 연기자에 대한 선입견이 윤계상으로 인해 부서졌다. 처음엔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다. 그의 순수한 열정은 나 자신을 부끄럽게 했다. 윤계상은 세상 누구라도 내겐 스승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새삼 갖게 했다.”

이런 이미연의 태도 덕분에 윤계상은 군 복무로 인한 3년에 가까운 공백에 대한 부담감을 완전히 벗고 있다. 이종혁 김은주 등도 전체 연기자의 조화를 추구하며 연기에 임하고 있다. 좋은 연기자가 작품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 작품은 운명적인 만남이다

이미연은 지난 2001년 KBS 2TV 사극 를 끝으로 안방극장을 떠난 이래 수많은 드라마의 ‘러브콜’을 받았다. 6년이라는 기간 동안 그가 출연 섭외를 받은 작품이 수십 편에 달한다. 그렇기에 이미연이 를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열살이나 어린 캐릭터를 연기하는 부담도 있을 법해 더욱 궁금했다.

“내가 를 선택했다고? 결코 그건 아니다. 오히려 가 나를 선택했다고 하는 게 옮다. 나는 연기자가 작품을 선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품과 연기자는 운명적으로 만나는 거다. 처음 출연 섭외를 받았을 때 라는 제목에서 운명을 느꼈다. 피해갈 없는 계시와도 같은 것이었다.”

이미연은 멜로 드라마의 가치를 누구보다 높이 평가하는 연기자다. 깊이 있는 심리 묘사와 따뜻한 마음의 표현으로 시청자들에게 감성적인 자극을 주는 점을 좋아한다. 잘 만들어진 멜로 드라마는 시청자의 감정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출연작의 기준 중 하나는 가슴 따뜻한 멜로 라인이 있는 지 여부다.

“의 멜로 구도는 뜨겁다. 좀처럼 식지 않는다. 시청자들께선 보시면서 원 없이 눈물을 흘릴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추구하는 연기와 일치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다. 이제 드라마나 영화에서 멜로 연기를 하려면 항상 나보다 어린 파트너를 상대해야 한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모르겠다.”

그런 까닭에 이미연은 요즘 피부 건강에 남다른 신경을 쏟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냉수와 과일주스, 홍삼, 영양제까지 챙겨 먹는다. 젊은 연기자와 훌륭하게 호흡을 맞추는 건 결코 공짜로 되는 일은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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