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연상 사업가와 웨딩마치… 주례 조영남 "나같은 사람에게 부탁하다니.."

개그우먼 이경실(41)이 23일 오후 5시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9살 연상의 사업가 최명호(50)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가수 조영남이 주례를 맡고 개그맨 이휘재가 사회를 맡은 결혼식에는 유재석 강호동 현영 조혜련 등 500여 명의 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축가는 가수 인순이와 이경실의 후배 개그맨들이 맡았다.

이날 결혼식은 여러가지로 인상적이었다. 2003년 2월 가정폭력으로 11년간의 첫번째 결혼생활을 마감했던 이경실의 새 출발은 딸 수아(13)양의 등장으로 시작됐다.

수아 양은 결혼식에 앞서 "우리 엄마 아빠의 결혼식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하객에게 인사를 했다. 이어 "신랑,신부 입장!"을 외쳤고 이경실과 최명호 씨가 나란히 손을 잡고 입장했다.

주례를 맡은 조영남은 "두 사람이 내게 주례를 부탁했을 때 '나처럼 타의 모범이 되지 않는 사람에게 주례를 부탁하면 어떡하냐'고 했다. 그랬더니 이경실 씨가 '오빠처럼 살지 말라고 하면 되잖아!'라고 하더라"며 "일주일간 생각해보겠다며 돌려보냈다. 그 사이 생각이 바뀔 줄 알았는데 일주일 후 그래도 해달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는 이어 "나이 들어 혼자 사니 여러가지로 불편한 게 많다"면서 "등을 긁기 위해 내가 발명한 것이 있다. 효자손에 낡은 팬티를 둘둘 말아 거기에 로션을 묻혀서 등에 바른다. 그러나 두 사람은 부디 이 발명품이 필요없이 잘 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처음 결혼할 때 주례로부터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잘 살라'는 말을 들었을텐데 두 분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서 "거기에 덧붙일 말은 없고 이번에라도 그 말처럼 열심히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되던 결혼식은 인순이가 송창식의 '우리는'을 열창하면서 숙연해졌다. 밝은 미소를 머금고 있던 이경실은 이 대목에서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두 사람은 결혼식 후 인도네시아 발리로 신혼여행을 떠나며 동부이촌동에 신접살림을 차린다.

1987년 MBC 제1회 개그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이경실은 '도루묵 여사' 등을 히트시키며 오랜 기간 대표적인 개그우먼으로 활동해왔다.

KBS '체험 삶의 현장', SBS '진실게임'과 '토요 스타 클럽' 등의 MC로도 활약했으며 지난해에는 SBS TV '사랑과 야망'에서 '파주댁'을 맡아 연기자로서도 역량을 발휘했다. 현재는 SBS TV '헤이헤이헤이 시즌2'에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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