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지인들도 그 배경 확실히 몰라

‘외로움’(2006년12월), ‘어느듯 한해가 거의 저물어 가고 있다. 공허감으로 가득하다.’(2006년11월),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맘 편하게 살 날이 빨리 왔으면’(2006년5월)….

가수 유니(26ㆍ본명 이혜련)이 21일 갑작스럽게 자살하면서 팬들의 안타까움이 깊어지고 있다. 유니는 마지막 가는 길에 유서 한 장 남기지 않아 그녀가 왜 자살을 선택했는지 알 길이 없다. 유니의 미니홈피에는 최근 들어 유난히 우울한 내용의 글들이 많아진 데다 평소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가족들에 말을 감안한다면 젊은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심적 고통으로 시달렸으리라 추측해 볼 뿐이다. 가족과 지인들의 목소리로 평소 유니의 자살 배경을 더듬어봤다.

“너무 일찍 연예 생활을 시작해서 힘들어 했다.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혼자서 상처를 많이 받은 것 같다. 평소 이상한 점은 없었다. 우울증이 있었는데, 그게 원인인 듯 하다. 우울증으로 약을 먹은 적이 있는데 집에서 늘 밝은 모습을 보여 다 나았다고 생각했었다. 여린 아이인데 강한 척하며 생활하느라 버거웠던 게 이런 일을 낳게 된 것 같다.”(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니의 어머니 이모씨)

“2년 동안 함께 했지만 유니의 속마음을 알아채기 힘들었다. 함께 얼굴을 맞댄 지 6개월이 지나서야 어릴 때 헤어진 엄마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자존심이 강한 스타일이어서 힘든 이야기를 입 밖으로 좀처럼 내지 않았다. 속마음과 달리 겉에서 보기엔 어떤 난관도 이겨낼 것처럼 단단했는데, 그녀의 죽음이 안타깝다”(유니의 전 코디네이터 J씨)

“바로 며칠 전만 해도 함께 안무를 연습하면서 밝은 모습이었다.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루 앞두고 자살했다는 게 말도 되지 않는다. 평소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는 스타일이었는데 속앓이를 많이 한 게 아닌가 걱정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유니의 안무팀 K씨)

“평소 활달한 성격이어서 그녀의 자살 소식을 듣고 동료들과 함께 황당해 할 수 밖에 없었다. 지인들끼리 왜 그랬을까 서로 물어봤지만 도대체 자살할만한 이유가 없더라. 지난해 연말부터 갑작스럽게 연락이 돼지 않아 혹시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이 많았었다. 전화도 받지 않았다. 그 때 좀 더 잘했어야 되는데….”(유니의 레이싱팀 ‘알-스타즈’의 멤버 개그맨 C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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