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형은 이어 재혼 이경실까지…

‘당신이 쏜 총이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다고 해도 당신은 그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없습니다.’

‘리플’은 화력 좋은 총알이다. 그 총알은 때로는 잘못된 현상을 공론화해 일침을 가하며 대중의 힘을 보여준다.

하지만 ‘익명성’을 교묘히 이용한 ‘악플’은 책임소지가 불명확한 살상무기가 됐다. ‘악플’은 무고한 사람들의 명예에 흠집을 내며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태까지 왔다.

‘슬픔’을 겪고 있는 고(故) 김형은의 가족들과 ‘행복’을 느끼고 있는 이경실이 ‘악플’로 인해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아픔을 겪고 있다.

고 김형은의 가족들은 현재 그녀를 잃은 슬픔을 채 다스리기도 전에 네티즌들의 악플로 인해 비통의 눈물을 쏟아내고 있다.

이경실은 가장 행복한 순간이어야 할 재혼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연예인인 ‘원죄’로 (악플을) 묻어 버리고 살아야 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사람의 일생에 가장 행복한 순간인 ‘혼’(婚)과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인 ‘상’(喪)이라는 순간마저 악플러들은 ‘도덕적인 양심’도 ‘합리적인 판단’도 결여된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재혼을 앞둔 이경실은 그녀의 재혼소식에 쏟아지는 무수한 악플을 바라보며 “그들이 나를 얼마나 아는지 모르겠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 거지, 그것이 사실이어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다. 내게는 아직도 툭 만지면 와르르 무너지는 부분들이 있다”고 눈물을 비췄다.

기자회견을 통해 재혼의 행복감을 전하려던 이경실은 악플로 인한 상처가 깊었던 까닭에 연신 목이 메여 말문을 잇지 못했다. 악플러들은 이경실의 하소연을 담은 기사에서마저 무차별하게 공격하고 있으니 그녀의 말은 허공 속에 외침이 됐다.

고 김형은의 유족들 또한 김형은에게 쏟아진 ‘악플’로 인해 또 다시 가슴이 무너졌다.

김형은의 소속사 관계자는 “단순히 주목받기 위해 쓰는 악플로 인해 유족들은 가슴이 무너진다. 악플러들은 허망하게 김형은을 보낸 것 만으도 죽을 만큼 힘든 유족들을 다 시 한번 죽였다”며 분개했다.

김형은 측은 결국 고인의 명예를 실추시킨 악플러들을 단죄하기로 결심했다. 김형은 측은 16일 이내에 근거 없이 악의적인 댓글을 단 네티즌들을 고소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침묵’을 선택한 이경실이나 ‘고소 고발’을 선택한 김형은. 어떤 방법으로 악플에 대처하든 이들은 이미 상처 입은 사람들이다.

악플러와 악플에 대한 문제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네티즌들이 갖고 있는 ‘책임소재 없는 화력 좋은 총알’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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